대학감독·선수들,드래프트장퇴장

입력 2009-02-03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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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출의 첫 걸음부터 시끄러웠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9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가 대학 감독들과 선수들의 반발로 지연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프로 구단들이 지난 2일 벌어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5명의 혼혈선수들을 뽑아 국내대학 출신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졌고 이에 대학에서 반발이 일어난 것. 대학 감독들은 귀화혼혈선수들의 KBL 진출이 기량검증 문제와 함께 국내에서 성장한 선수들의 발전을 가로 막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집단 행동으로 항변했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은 오전에 열린 트라이아웃이 종료된 직후, 국내 대학 선수들을 모두 모아 이번 드래프트의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최 감독은 "검증도 되지 않은 선수들로 인해 너희들의 자리 5개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우리의 의견이 KBL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우리 감독들은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도 상의를 통해 의사를 전달해 달라"고 선수들에게 전했다. 이에 선수들은 오후 2시까지의 휴식시간을 통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동의했고 드래프트가 열리는 거문고홀에 입장하지 않았다. 입장시간이 5분 정도 남았을 무렵, KBL 김동광 경기이사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체육관으로 와 선수들에게 "스스로 하는 행동이냐, 누가 시켜서 하는 행동이냐"며 "2시까지 입장하지 않을 경우,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달했다. 대학 측의 집단 행동에 대해 KBL은 대학 측의 요구사항과 기본적인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선수들에게 징계에 대한 사항만 상기시키는 어이없는 대처방법을 보여줬다. 결국 예정 시간보다 20분 늦어진 2시20분께 선수들은 드래프트가 열리는 거문고홀로 입장했고 우여곡절 끝에 시작돼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8순위에서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울산 모비스가 지명권을 포기하자, 드래프트에 참석했던 대학 감독들과 선수들은 다시 드래프트장에서 퇴장했다. 대학 감독들과 선수들은 퇴장 후,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고 이곳에서 최부영 감독과 김동광 이사의 설전이 벌어졌다. 설전은 약 10여분 동안 이어졌다. KBL과 대학 측은 우여곡절 끝에 협의점을 찾았고 대학감독들과 선수들은 퇴장한 지, 30여분 만에 드래프트장으로 돌아왔다. 모 구단의 감독은 "대학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모습이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사전에 협의가 이뤄졌어야 하는 문제인데 축제의 장에서 이런 일이 생겨 몹시 아쉽다"고 밝혔다. 파행을 치닫던 국내선수 드래프트는 결국 힘겹게 마무리됐다. KBL은 그동안 대학농구연맹과의 협조를 통해 완만한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입이 닳도록 밝혀 왔다. 하지만 이날 드래프트 현장에서 나타났듯 말뿐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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