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비전한국월드컵대표팀코치,피는추억보다진하다?

입력 2009-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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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을 거쳤고,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 때 한국축구와 함께 했던 압신 고트비. 새로운 길을 찾아 자신의 고국으로 떠난 그이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반쯤은 한국인이 됐던 고트비의 따스한 웃음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이런 고트비가 새로운 고민에 빠진 듯하다. 9일자 이란 축구전문 일간지 골(Goal)에는 고트비의 특별 칼럼이 실렸다. 내용이 아주 특별했다. 이란 최고의 한국축구 전문가로서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 대한 자신의 단상과 견해를 전했는데, 어느 한쪽을 마음 놓고 응원할 수 없는 고트비의 딜레마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많은 한국인들의 축복을 받으며 이란으로 건너가 현지 클럽 페르세폴리스의 지휘봉을 잡은 고트비에게 이란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이란계 미국인으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야 했고, 이란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뻔했다가 막판 ‘로비 전쟁’에 밀려 알리 다에이에게 기회를 내주는 아픔도 겪었다. 결국 2번째 한국인 부인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로 떠난 고트비. 오랜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칼럼은 서두부터 심상치 않았다. “어느 팀도 응원할 수 없습니다. 누가 이기는 것은 바라지 못해요. 솔직히 0-0, 1-1 스코어가 좋겠네요. 한국에서 10여년을 살았고, 사랑하는 부인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비난해도 어쩔 수 없네요.”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는 법.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배신한 이란 축구계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관계가 껄끄러울 수도 있는 다에이 감독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하는 태도도 취했다. “한국은 정말 빠릅니다. 하고자하는 의욕도 대단하고요.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스피드를 앞세운 한국의 빠른 역습에 이란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겁니다. 박지성과 이근호가 주요 선수입니다. 그러나 이란이 유리한 게 있다면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이죠. 이를 주의한다면 이란에 좀 더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테헤란(이란)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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