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본원정팀고지대경기…테헤란에선이란승률44%↑

입력 2009-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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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가 벌어질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위치해 있다. 축구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지대를 분류할 때 해수면 근접(0-500m), 낮은 고지대(500-2000m), 중고지대(2000-3000m), 높은 고지대(3000-5500m), 극도의 고지대(5500-8000m) 등으로 구분한다. 아자디스타디움은 낮은 고지대에 속한다. 고지대에서 대기 중 산소분압(대기중에서 산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93%로 해수면(평지)과 거의 같지만,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적으로 기압이 낮아져 흡입되는 대기 중 산소분압은 낮아진다. 즉, 대기 중에 있는 산소의 양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몸속에 흡수되는 산소의 양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산소 상태에서는 유산소성 능력의 지표가 되는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이 1000m당 약 5-7% 감소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심지어 600m 고지에서도 최대산소섭취량이 평균 6.8%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으니, 한국 선수들은 특히 후반에 갑작스런 체력 감소가 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낮은 고지대에서는 이틀 정도면 적응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은 6일 이란에 입국해 5일 간의 충분한 적응기간을 가졌다. 처음 이틀은 평소보다 적은 훈련량(50-75% 수준)과 훈련 강도(60-80%)로, 중간 이틀은 다소 높은 훈련량(70-85%)과 훈련강도(75-95%)를 소화한 뒤 마지막 날에는 훈련량을 50-60% 정도로 줄이고 훈련강도는 75-95%로 유지해야 경기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도 원정팀의 고지대 경기 승률은 높지 않다. 고지대가 많은 남미에서 1990-2004년 벌어진 1460차례의 A매치 승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Scand J Med Sci Sports, 2008:18호 인용) 원정팀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고지대로 갈 경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승률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이 분석법을 적용시켜 보면 한국에 비해 이란이 승리할 확률이 44% 더 높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학적인 수치일 뿐이다. 기본적인 경기력과 정신력, 적응기간을 통해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리라 본다. 부디 대표팀이 ‘원정경기’와 ‘고지대’라는 두 가지 불리한 조건을 딛고 멀리 이란에서 승전보를 울려주길 바란다.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전문체육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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