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드라마뜬다④]일본의‘학원코드’…비주류사제의감동신화

입력 2009-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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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본 교사의 노는 학생 감싸 안기.’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의 천국은 바로 일본이다. 미국 드라마를 일컫는 ‘미드’처럼 일본 드라마 역시 ‘일드’로 불리며 국내에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일본 학원 드라마는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감성으로 젊은층에 크게 어필하고 있다. 해마다 화제작이 등장하며 꿋꿋하게 맥을 잇고 있는 일본 학원물의 대표작은 ‘반항하지 마(G.T.O.)’와 ‘고쿠센’. 95년 이후 방송된 일본 드라마의 시청률을 집계한 순위에서 두 드라마는 나란히 6위와 7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일본 학원물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반항하지 마’와 ‘고쿠센’은 일명 ‘학원 코드’라는 공통된 설정을 지니고 있다. 바로 비주류 교사와 비주류 학생들이 펼치는 감동 신화가 그것. 이야기 전개를 주도하는 교사가 남자와 여자로 성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두 드라마 모두 선생님이 ‘왕년에 좀 놀아봤다’는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반항하지 마’의 오니즈카(소리마치 다카시)는 학교를 중퇴하고 폭주족으로 거리를 누빈 어두운 시절을 보냈다. 심지어 ‘고쿠센’의 여교사 코쿠미(나카마 유키에)는 3대째 야쿠자인 집안의 외손녀로 자라 조직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등장한다. 이렇듯 살벌(?)한 배경과는 대조적으로 두 교사가 지닌 순진함에 가까운 품성과 구제불능인 제자들을 ‘놀아본 경험’으로 보듬는 따뜻함은 학원 드라마의 결말을 막장이 아닌 ‘희망’으로 매듭짓는 결정적 특징이다. ‘반항하지 마’와 ‘고쿠센’이 완성시킨 일드의 학원 코드는 최신작 ‘드래곤 사쿠라’ 등으로 약간의 변주를 보태며 계속 진화하고 있다. 학원 드라마가 스타 탄생의 산실이란 점도 국가를 막론하고 유효한 듯 하다. 소리마치 다카시와 나카마 유키에는 이 작품들을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올랐고, 그밖에 아카니시 진, 사와다 신 등 수많은 신예들을 배출해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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