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돈주앙!…뮤지컬F3의유혹

입력 2009-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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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김다현강태을‘돈주앙’서따로똑같이매력경연
나쁜 남자 전성시대다. ‘꽃보다 남자’ 가 한국, 대만, 중국, 일본 가리지도 않고 아시아 전역의 여성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다. 외모 완벽, 재력 완벽, 불안한 건 다만 성격 뿐, ‘나쁜’ 성격이 문제다. 도도하고 고고하신 ‘안 착한 성격’은 오히려 여성들에게 묘한 끌림으로 작용한다. 맛있는 과자, 달콤한 분유에 잘못 들어간 불량 멜라민처럼, 눈에 띄지 않으나 서서히 여심을 병들게 만든다. 상대를 파탄 낼 파탈(치명적인)남, 바로 옴 파탈(Homme Fatale)이다. 뮤지컬 역시 나쁜 남자가 대세다. 꽃보다 ‘돈주앙’이 바로 그것! 공연계 한파에도 불구하고, 주지훈의 ‘돈주앙’은 공연 전에 이미 표가 다 팔렸다. 다른 베테랑 돈주앙 김다현과 무서운 신예 강태을 역시 인기는 마찬가지다. 세 남자, 돈주앙은 F4가 아닌 F3, Flower 3의 매력을 톡톡히 발휘 중이다. ○ 나쁜 남자 돈주앙, 매혹의 뮤지컬 ‘돈주앙’ 돈주앙은 ‘나빠야’ 살 수 있다. 왜일까? 착한 남자가 되는 순간 ‘죽는’ 비운의 사나이인 까닭이다. 진실로 사랑을 모르던 그는, 찰나의 쾌락과 환희에만 몰두한다. 대상에 대한 연민도 후회도 없다. 차가운 얼음, 스페인 귀족 돈주앙은 감정놀음이 꽤 자유롭다. 수려한 외모와 달콤한 언행으로 여자들을 꾀어내는데, 그게 억지춘향은 아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레 여자들이 그의 주변을 맴돈다. 그랬던 돈주앙이 죽은 기사의 ‘저주’를 받아, 첫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한 여자를 지고지순 바라보는 ‘착한 남자’로 돌변하는 것! 사랑의 대상은 그처럼 자아도취가 심한 조각가 마리아다. 그는 자신이 수많은 여성에게 주었던 상처를 그대로 마리아 한 여성에게 받는다.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고, 마리아의 약혼자 라파엘과 결투를 벌이다 스스로 승리를 포기한다. 칼에 찔릴 때조차 ‘우아한 포즈’로 장중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뮤지컬로 탄생한 돈주앙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통해 1부에 자신만만한 돈주앙을, 2부에 사랑에 빠져 번뇌하는 돈주앙을 조명한다. 1,2부의 변화를 예감하고 보면 재미있다. ○ 세 명의 서로 다른 ‘돈주앙’ 주지훈, 김다현, 강태을… 세 명의 돈주앙 중 누구를 보느냐가 관람의 관건이다. 주지훈은 남성 슈트 디올 옴므가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로 알려진 만큼 돈주앙 블랙정장 역시 딱 들어맞는다. 뮤지컬에 첫 도전이지만, 실제의 자신만만한 말투나 표정이 캐릭터와 어울린다. ‘궁’, ‘마왕’,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 등에서 그에게 홀린 한국, 일본 여성 팬들이 주지훈의 돈주앙에 열광하고 있다. 김다현은 ‘꽃보다 남자’가 뜨기 훨씬 이전부터 별명이 ‘꽃다현’이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매혹다현’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그 역시 별명을 흡족해한다. 감성이 풍부한 성격인 만큼, 돈주앙의 감정 변화에 주목해 연기를 하고 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드윅’, ‘라디오 스타’ 등으로 쉼 없이 활동한 뮤지컬 스타인만큼, 이름에 걸맞게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강태을은 다른 배우에 비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 실력에 있어서만큼은 의심 받지 않는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34인의 도전’이라는 타이틀로 일본 극단 ‘시키’오디션에 합격해 2004년부터 5년간 일본에서 활동했다. ‘아이다’의 댄서, ‘캣츠’의 멍커스트랩, ‘맘마미아’의 앙상블, ‘라이언킹’의 무파사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한국에서는 ‘록키호러픽처쇼’와 ‘대장금’에 출연했고 돈주앙으로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뽑아내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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