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엔高”…프로축구팀알짜만비행기탄다

입력 2009-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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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K리그 구단은 모두 5개팀. 성남과 울산은 가고시마, 포항과 전북은 구마모토, 대전은 오사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훈련장소나 상대팀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엔고’를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이맘 때 100엔당 900원 정도였던 환율이 현재 1500원을 상회,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전지훈련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나름의 지혜로 이를 극복 중이다. 우선 전지훈련 비용이 어느 정도 드는 지 포항구단의 예로 살펴보자.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은 역시 숙박비. 최고급 호텔이 아니어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1인당 하루 1만4000엔(22만원)이 소요되고, 30명을 계산하더라도 하루 6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왕복 비행기 티켓은 1인당 30만원이고, 운동장 사용료로 하루 4만5000엔이 들어간다. 차량 대여료(하루 5-6만엔) 심판비(경기당 2만엔), 헬스장 사용료, 세탁비, 아르바이트생 고용비용 등 이래저래 염두에 둬야할 부대비용이 많다. 이렇게 해서 14일부터 10일간 일본에 머무는 포항의 전훈 총 비용은 1억3000만원 정도. 그런데 이 액수는 지난 해 터키 전지훈련 때의 비용과 비슷하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시 터키에서 20여일을 묵은 것을 감안한다면 엔고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포항이 엔고에도 불구하고 액수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단 38명 중 23명의 1군들을 데려왔고, 훈련 기간도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인원,기간이 똑같다면 엄청난 액수가 산출된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동계훈련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서 방법을 찾다가 선수단 규모와 훈련기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구단의 형편이 나아질 리 만무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좋은 환경에서 팀을 리빌딩하기 위한 K리그 구단들의 안간힘이 엿보인다. K리그 팀의 전지훈련을 돕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환율 상황은 누구도 예상 못한다. 조금 더 절약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을 갖고 전지훈련지를 물색하고, 미리 상대팀을 구한다면 똑같은 비용으로도 알찬 전지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이런 ‘전지훈련의 경제학’을 이해하고 좀 더 효과적인 훈련으로 성과를 거두길 기대해본다. 구마모토(일본)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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