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수당폐지’空소리만

입력 2009-02-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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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생존 방안’을 기치로 야심 차게 내건 ‘승리수당 폐지’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연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선수들의 승리수당을 모두 폐지하고 기본연봉과 출전수당만 지급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이미 구단과 계약을 마친데다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사실상 올 시즌부터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허울뿐인 제도 연맹의 졸속행정 처리에 몇몇 구단은 같은 일을 두 번 하게 생겼다. 선수들에게 승리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구단들은 선수등록이 다음 달 2일 마감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계약서를 바꾸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연맹은 일단 다음 달 2일까지는 기존 계약서를 받아주되 계약서 내용을 변경해 6일까지 다시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A구단 관계자는 “이미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금액을 안 줄 수는 없다. 승리수당을 출전수당이나 연봉에 산입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 중이다”고 밝혔다. B구단은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아예 계약서를 작성할 때 승리수당 대신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 명칭만 다를 뿐 승리수당과 똑 같다. ○공감대 형성도 안 돼 시즌 개막 직전에야 갑작스레 제도가 시행된 배경에 대해 연맹은 ‘경제 한파에 각 구단 단장들이 전체적으로 공감했기 때문이다’고 해명했지만, 실상 그렇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구단 단장은 “이사회에 참석했는데 이미 몇몇 단장이 연맹 고위 관계자와 이야기를 다 나눈 후에 통보하는 듯한 분위기여서 황당했다. 당장 올해부터 시행하기에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명분에 반대를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른 구단 사장 역시 “모두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반대 의견을 낸 시민구단도 있었다”며 “뻔히 피해갈 구석이 있는 제도라 강경한 반대의사를 낼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효과는 있나 승리수당 폐지가 인건비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제도인지도 미지수다. 일부 구단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선수들과 계약을 맺을 때 출전수당을 줄이는 대신 승리수당을 늘리는 방식을 택해왔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본 연봉에 이미 경기 출전에 대한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출전했다고 또 수당을 얹어 주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반면 승리수당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효과가 있어 출전수당을 없애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 역시 “출전수당 대신 승리수당을 주는 쪽이 비용절감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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