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8일 중국전이 끝나고 일부러 도쿄의 번화가 아카사카까지 찾아가 설렁탕을 먹었다. 일본에 와서 처음 먹는 한식이었다. 입맛이 없을수록 한국이 그립건만 아시아라운드가 끝나자마자 바로 전세기를 타고, 미국 애리조나 캠프지로 날아가야 된다. “그래도 애리조나 피닉스엔 한식당이 있다”라고 애써 위안을 삼으며. 김 감독은 “(타국 생활) 2개월째야”란 말로 9일 일본전을 끝으로 돌아가는 대다수 취재진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이런 김 감독에게 가장 그리운 존재는 손자다. 김 감독은 “전화가 와서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라 하는데 레코드(녹음기)야. 딱 시킨 티가 나. 1년 이상 써먹은 수법이야”라며 일본전을 앞두고 유일한 낙이라는 듯 웃었다. WBC의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김 감독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할 한국야구다. 도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