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수비구멍숭숭…울산뒤숭숭

입력 2009-03-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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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만에 K리그에 복귀한 김호곤 울산 감독의 축구가 베일을 벗었다. 신뢰를 주기엔 미흡한 수준이었다. 울산은 10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E조 1차전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의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나고야는 승점 3을 따내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고, 울산은 홈에서 패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끈끈한 수비와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던 울산은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로 변신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떠난 중앙 수비의 구멍이 너무 커 보인 한판이었다. 울산은 선수 변화가 많았다. 팀의 주축을 이뤘던 우성용, 박동혁, 이상호 등이 팀을 떠났다. 수비 중심축 박병규가 군에 입대하는 등 베스트11 가운데 절반이 빠져나갔다. 김호곤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했다. 제주의 공격수 조진수를 영입했고, 수비 보강을 위해 이동원, 이원재 등을 데려왔다. 그런 뒤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꿨다. 김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전진 패스. 그 동안 습관적으로 볼을 옆으로 돌렸던 울산 선수들에게 김 감독은 템포를 살려 볼을 공격으로 연결해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라고 독려했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3-5-2, 4-4-2를 번갈아 가면서 가능한 많은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는 것을 원했다. 선수 영입 작업이 늦어지면서 아직 김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축구가 100% 나오지 않고 있지만 나고야전에서 골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들면서 확연하게 달라진 스타일을 보여줬다. 울산이 전체적인 스타일을 바꾸는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수비 라인 정비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나고야전에서 울산은 상대의 침투 패스에 고전하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수비에 허점을 많이 노출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8분 동점골을 허용한 상황에서도 중앙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공격수를 놓쳐 헤딩골을 내줬다. 후반 32분에 역전골을 내준 것도 세트피스에서 수비수들이 상대 스트라이커 다비를 제대로 묶지 못한 탓이었다. 후반 41분 추가골을 허용한 것도 비슷한 장면이었다. 울산은 지난해 중앙을 담당했던 박동혁과 박병규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호주출신 용병 안툰을 영입해 중앙 수비수를 보완할 계획이지만 팀 합류가 늦어 호흡을 맞추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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