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끝난흥국생명의선택

입력 2009-03-11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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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이승현 감독이 물러났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1일 "이승현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전해왔다. 남은 시즌은 어창선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세화여고를 떠나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3개월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코트를 떠나게 됐다. 이번 감독 교체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쪽은 물론 흥국생명이겠지만 어느 정도 비난은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유야 어찌 됐든 올 시즌에만 두 차례 감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라운드가 한창인 지난해 12월 황현주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황 감독의 열정적이면서도 다소 거칠어 보이는 모습이 그룹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흥국생명 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리그 1위를 달리는 감독을 시즌 중 경질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찮은 이유였다. 이후 푸근한 이미지의 이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흥국생명은 이 감독에 대해 "배구에 대한 조예가 깊으신 분이다. 풍기는 인상에서 알 수 있듯이 지도 스타일도 굉장히 부드럽다"고 말했다. 기대를 안고 선두팀 감독에 부임했지만 이후 흥국생명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물론 외국인 선수 카리나의 부상 공백이 겹치기도 했지만 흥국생명은 원년 이후 처음으로 4연패를 당했다. 어느덧 순위도 3위까지 떨어졌다. 4년 연속 리그 우승이 어려워 진 것은 물론 4위 현대건설 그린폭스의 추격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이 감독은 팀 성적에 대한 책임과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디지 못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프로 경험이 없던 그에게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흥국생명의 과감하고도 무모해 보이는 선택은 실패로 끝이 났다. 무엇보다도 황 감독을 하차시키면서까지 데려온 이 감독이 시즌을 마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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