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컴백’임창정“또은퇴?미친짓이죠”

입력 2009-03-2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


6

“배우가 노래를 하네? 무슨 배우가 저렇게 노래를 잘 불러?” 임창정은 연기자가 아닌 ‘가수’ 임창정을 몰랐던 한 10대 팬의 이야기를 듣고 웃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라며 시원스레 웃는 그의 얼굴에서 요즘 즐거워죽겠다는 마음이 읽혔다. 예능프로그램 녹화에 뮤지컬 준비, 가수 활동에 아빠 노릇, 남편 노릇까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이게 임창정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살 것 같다”며 만면에 미소를 머금는다. 임창정이 가수 은퇴 선언을 한 지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타이틀곡 ‘오랜만이야’는 그동안 기다렸던 팬에 대한 고마움과 반가움, 그리고 약간의 설렘과 멋쩍음을 담은 그의 마음이다. 그의 목소리는 6년 동안 한층 깊이 있어졌고 성숙했다.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고음’의 가창력을 만끽할 수 있는 노래는 앨범 전곡 중 2∼3곡에 불과할 정도다. 임창정표 노래를 떠올리는 음악과 더불어 틀에 박히지 않은 음악을 잘 버무린 앨범은 발매 며칠 만에 2만 장이 넘게 팔렸다. 앨범 수록곡 모두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에 오르는 기염도 토했다. 이렇게 반응이 좋은데 너무 늦게 나온 것 같다고 하자 임창정은 “솔직히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속단은 금물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이 사랑해줘서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6년 전 은퇴를 후회하냐는 질문에 그는 “은퇴 마지막 무대를 하고 돌아선 순간부터 나는 무대를 그리워했다”고 말하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타이틀곡 ‘오랜만이야’를 들으니 예전 임창정 노래가 떠올랐다. “내가 원하는 게 그것이었다. 수치적으로 몇 만장 나가고 돈을 얼만큼 벌었으면 좋겠다는 것보다 내 노래를 들은 사람이 ‘그때 또 다시’를 떠올리면서 ‘그 시절 누군가를 사랑했었지’라고 생각하게 되면 성공한 거라 생각했다.” -앨범 타이틀이 ‘리턴투마이월드’인데. 가요가 자신의 세계라고 생각하나. “노래도 하고, 영화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바쁘게 사는 게 임창정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여유로울 때 고민도 하고 캐릭터 구상도 하고 좋았는데 나중에는 매너리즘에 빠지더라.” -그래서 돌아왔나. “6년 동안 경험을 많이 했다.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고. 전에는 내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이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다시 무대에 서니 어땠나. “SBS ‘김정은의 초콜릿’이 첫 무대였는데 대기실에서 너무 많이 연습하다 그만 목이 쉬어버렸다. 긴장돼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몰랐는데 결국 매니저가 준 소주 한 잔을 마시고 난 후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떨리나. “내가 사시나무 떨 듯 떠니까 연기하지 말라고 한다. 하하. 10여 년 가수한 사람이 뭘 그러냐고.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무대 뒤에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즐거워 보인다. 은퇴한 걸 후회하지 않나. “말 못 할 사정도 있었지만 그땐 더 하다가는 가수도 못 하고 배우도 못 하고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가수로서는 큰 상을 받았지만 배우로서는 인정을 받지 못 하는 것 같아 오기를 갖고 배우에만 전념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으면 되겠지 싶어 앞만 보고 달렸다.” -올인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그런 편이다. 목표를 잡으면 반드시 이뤄야 한다. 예를 들어 운동을 좋아해서 야구단에 소속돼 있는데 포지션이 투수다. 기왕 투수를 할거면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가 스피드건으로 시속 100km를 찍었다.” -다시 은퇴할 수도 있나. “다시 은퇴하면 미친짓이다. 하하하.” -스스로에게 철저한 편인 것 같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하루에 3시간만 자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가만히 있는 걸 못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이 느껴진다.” -노력형 스타였다는 걸 새삼 느낀다. 혹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하나. “천재는 어떤 분야든 99점으로 태어난 사람이다. 1점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98점으로 올라갈 수는 있지만 99점이나 100점이 될 수 없다. 나얼, 이승철, 김건모, 임재범 등은 천재다. 나는 70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연기는 90점까지 끌어올린 것 같다. 노래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그럼 임창정의 목표는. “물론 98점이 되는 것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