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첫태극마크단‘잡’´배기종

입력 2009-03-23 11:2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또 하나의 연습생 신화가 탄생했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배기종(25)이 한국축구대표팀의 오는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 및 4월 1일 북한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을 앞두고 생애 첫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54)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대표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배기종을 포함한 22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허 감독은 "최근 수원이 K-리그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배기종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고 호평했다. 이어 허 감독은 "배기종은 문전 골 찬스에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선수"라며 그가 지난해 소속팀 수원에서 보여준 높은 골결정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기종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수원의 후반기 최고 스타였다. 전반기 파죽의 무패행진을 펼치던 수원은 후반기 주전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초반 연패의 늪에 빠지며 선두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차범근 수원 감독(56)은 2군에 머물고 있던 배기종을 호출했고, 배기종은 당시 시즌 3번째 선발출장이었던 컵대회 6강 플레이오프 경남FC전에서 선제골을 성공시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또한 배기종은 리그 3연패 중이었던 지난해 10월5일 대구FC전에서 귀중한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배기종은 2006년 프로지명을 받은 81명에 포함되지 못한 채 연습생 신분으로 대전에 입단해, 눈부신 활약으로 리그 신인왕 후보로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막판에 이적 관련 사전접촉 의혹으로 대전에서 임의탈퇴 선수 처분을 받았다. 자칫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린 배기종은 수원으로 간신히 이적했지만, ´레알수원´으로 불릴만큼 두꺼운 선수층과 피말리는 주전경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부상에 시달리며 2군에서 남모를 눈물을 흘렸던 배기종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수원의 알토란으로 거듭나며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리는 감격을 맛보기에 이르렀다. 수원에서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기종이 당장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표팀 주장인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8)을 비롯해 박주영(24. 모나코) 등 해외파들이 버티고 있고, 해외이적을 모색 중인 이근호(24)가 무적신분이지만 배기종보다는 한수 위의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26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하는 배기종은 28일 이라크전에서 주어질 기회를 통해 허 감독의 낙점을 받는 것이 1차 과제다. 험난한 주전경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오랜 기간 다져진 그의 ´잡초근성´은 대표팀에서 충분히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가슴벅찬 첫 도전에 나서는 배기종이 과연 자신을 선택한 허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