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만에복귀한황재원,북한전서명예회복노린다

입력 2009-03-23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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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국가대표´ 황재원(28. 포항)이 13개월 만에 허정무호에 재승선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황재원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3월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 및 4월 1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을 앞두고 허정무 감독(54)이 발표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22명의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황재원은 지난해 2월 14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허정무호에서 중도하차한 이후 약 1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됐다. 당시 황재원은 미스코리아 출신 김주연이 축구협회 게시판에 "결혼을 약속했던 선수(황재원)가 낙태를 강요하며 결혼을 거부하고 만남도 피하고 있다"는 글을 남겨 구설수에 올랐다. 결국 황재원은 대회에 나서지도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고, 이후 김주연과 법정공방을 벌이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소속팀 포항에 복귀한 황재원은 묵묵히 리그와 컵대회 일정을 소화, 21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해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FA컵 전국선수권대회 우승에 공헌했다. 또한 지난 18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H조 2차전에서 북한대표팀 스트라이커 정대세(25)를 밀착마크,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허 감독은 이날 포항스틸야드를 찾아 황재원의 경기 장면을 직접 지켜보며 정대세 공략 및 수비진 구상에 몰두했다. 허 감독은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황재원이) 지난해 뜻하지 않은 과오로 인해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하지만 그 과오의 진위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냥 대표팀에 불러들이지 않는 것은 유능한 선수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정수(29. 교토), 강민수(23. 제주) 등 기존 중앙수비수들과의 주전경쟁을 통해 황재원의 선발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거친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황재원은 전형적인 파이터형 수비수로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는 이정수와 함께 북한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지난해 J-리그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득점순위 3위에 올랐던 정대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탄력을 앞세운 순간동작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스트라이커다. 특히 그는 한국과의 첫 만남이었던 동아시아대회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동점골을 성공시켜 한국 축구 관계자 및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후 정대세는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2경기 및 최종예선 1차전 등에 출전, 한국 수비진을 위협한 바 있다. 허 감독은 지난 가와사키전에서 정대세를 철저히 봉쇄한 황재원의 능력이 대표팀에서 발휘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황재원이 주전으로 나서기까지는 이정수, 강민수와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내야 하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체력과 스피드 문제를 보완해야만 그라운드에서의 명예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 전망이다. 1년여 전 청운의 꿈을 안고 나섰던 해외원정길에서 눈물을 뿌리며 되돌아와야 했던 황재원이 과연 이번 북한전을 통해 가슴 속에 맺힌 태극마크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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