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운명의 한 판 승부를 펼치는 북한축구국가대표팀이 입성했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대표팀은 오는 4월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을 앞두고 29일 오후 6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북한 선수단장을 맡았던 김장산 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수단장 자격으로 이번 원정에 참가했고, 지난 2008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과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 김정훈 감독(53)을 비롯해 김명철(47), 최길호(51), 김광호(54) 코치 등 코칭스태프도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 다. 25명의 선수단에서는 남성철(27. 이상 4.25)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뒤이어 박철진(24. 압록강), 안영학(31. 수원), 홍영조(27. FK로스토프), 문인국(31), 박남철(24. 4.25) 등이 차례로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선수단 및 관계자 등 40여명은 마중나와 있던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과 김주성 국제부장 등의 환영을 받은 후, 국가정보원 및 공항경비대, 경찰의 삼엄한 호위 속에 인천공항 A번 출입구를 빠져 나왔다. 이들의 입국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해 있던 50여명의 취재진은 각종 질문을 쏟아냈으나 김 감독은 살짝 웃음을 띤 채 바로 모습을 감췄다. 정대세 역시 지난해 6월 19일 월드컵 3차예선을 치를 당시 "골을 넣겠다"는 짤막한 한 마디로 승부욕을 드러낸 것과는 달리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가볍게 손을 흔들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따금 웃음을 짓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 선수단은 미리 준비돼 있던 버스를 통해 숙소인 서울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로 이동, 여정을 풀었다. 2008동아시아선수권(1-1)을 시작으로 월드컵 3차예선 2경기(이상 0-0), 최종예선 1차전(1-1) 등 한국과의 4차례 맞대결을 모두 무승부로 이끌어냈던 북한대표팀은 한국전까지 남은 사흘 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비공개훈련을 갖고 결전을 준비한다. 지난 28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북한은 현재 3승1무1패 승점 10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한국(2승2무 승점 8. 2위)과 같은 날 이란(1승3무1패 승점 6. 4위)전에서 승리를 거둔 사우디아라비아(2승1무2패 승점 7. 3위)를 제치고 조 단독선두에 올라 있다. 북한은 이번 한국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경우 지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룰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어 허정무호와의 맞대결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공항(영종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