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김세영’10년만에팬곁으로

입력 2009-04-0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0

97년‘밤의길목에서’로스타덤,그러나소속사와갈등·부도…결국언더선언하고홀로서기
최근 10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가수 김세영의 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다. 아역 탤런트 출신으로 CF도 6편이나 찍는 등 고교생이 될 때까지 스타였다. 종손이었던 그는 부모의 반대로 평범한 고교생으로 돌아갔지만, 헤비메탈에 빠져 가수의 길을 가게 됐다. 가수 첫 발은 화려했지만 곤두박질쳐 생계에 어려움까지 겪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로 시작되는 ‘밤의 길목에서’는 댄스음악이 ‘대세’이던 1990년대 후반 가요계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이톤의 애절한 남자 목소리로 부르는 이 노래는 1997년 H.O.T, 젝스키스, 유승준, 박진영 등 대형 댄스가수들 틈에서 음반판매량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특히 “알고 보니 여자더라” “고등학생이다” 등의 ‘순진한’ 루머부터 “미스코리아와 결혼했다” “동성연애자다” 등 ‘해괴한’ 루머까지 온갖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갑자기 무대에서 ‘사라졌다’. 가수들의 발목을 잡는 가장 흔한 문제인 ‘소속사와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첫 앨범 성공이후 기획사간 경쟁으로 새 소속사로 옮겼지만 두 달 만에 부도가 났다. 이후 대표가 잠적하거나 소속사 내부 경영진의 갈등 등으로 세 번이나 소속사를 바꿔야 했다. 이런 상황에 회의를 느낀 그는 2002년 홀로서기를 선언하고 언더로 돌아갔다. 2003년에 결혼도 했다. 생계를 위해 직업이 필요했고, 그는 미사리 카페로 나갔다. 미사리 생활은 돈도 꽤 됐고, 팬들도 만날 수 있어 좋았지만, 미사리 생활에 안주하게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못할 것 같아 그만뒀다. 그리고 자신과 맞는 음반기획자들을 찾아 나섰다. 문전박대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데뷔 초기의 지인들을 만나면서 음악작업을 시작했다. 약 5개월간 200곡 가량을 받아 고르고 골라 이번 싱글에 담았다. “힘들게 살았지만, 작은 것에 감사할 줄도 알게 됐어요. 지금 이 음반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1집 이후 바닥을 치지 않고 고만고만하게 활동했다면 전 감사할줄 모르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 당시의 시련이 감사할 줄 알고 사는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이번 음반엔 사랑을 주제로 ‘그대에게’ ‘첫만남’ ‘지나간’ 등 3곡의 신곡이 담겼다. 원제목이 ‘유서’였던 그의 출세작 ‘밤의 길목에서’도 차분한 분위기로 재편곡돼 수록됐다. “많은 분들이 ‘10대 위주의 가요계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우려해요. 전 기죽지 않을 것 같아요. 다섯 살짜리 딸이 이번 신곡을 다 따라불러요. 나중에 커서 아빠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