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팀출전기록바통터치’선후배(신태용-최은성)의묘한만남

입력 2009-04-19 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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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성남이 격돌한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킥오프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필드로 나가던 중, 성남 신태용(39) 감독이 한 대전 선수에게 다가갔다. 적장과 함께 다정하게 악수를 나눈 주인공은 대전 골키퍼 최은성(38). 한 팀 사령탑과 필드 사령관으로 남아있는 한 살 터울의 선·후배가 나눈 대화 내용이 재미있다. 신 감독이 “뭘, 그렇게 오래 뛰나. 그만하면 됐으니 이제 은퇴하라”고 말하자 최은성은 “(신)감독님 기록이 깨지니까 괜히 심통 부리는 게 아니냐”고 받아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최은성은 대전에서만 통산 402경기에 출장, ‘한 팀에서 가장 많이 뛴 K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성남에서 401경기에 나섰다.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것을 직접 목격해야 하는 묘한 상황. 경기는 2-1 성남의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신 감독의 축하는 계속됐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법이다. (최)은성이가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현역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은성은 “영원히 기억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2001년 FA컵에서 대전이 우승했을 때, 얼굴 부상으로 기쁨을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했는데 내 손으로 직접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대전 김호 감독도 “(최)은성이와 같은 가치있는 선수가 탄생해 너무 기쁘다. 앞으로 잘 되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대전은 최은성의 등번호 ‘21’을 향후 21년간 결번하기로 결정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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