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용병이야기]이번엔태균·범호…日스카우트한국기웃

입력 2009-04-24 23: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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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이범호
한화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김태균(왼쪽)과 이범호. 스포츠동아 DB

해마다 시즌을 치르는 4월이 되면 일본 스카우트들이 한국 프로야구장을 찾곤 합니다. 그들의 목적은 한국 리그에서 우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함과, 그들 또한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시즌 그들은 클락, 페타지니, 토마스, 데이비스 그리고 이혜천 등을 관찰하고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이혜천은 야쿠르트에 입단하게 됩니다. 이들 일본 스카우트들은 대부분 방문 전 해당 선수의 대리인에게 그들의 방문 일정을 전달합니다. 따라서 대부분 선수들은 일본 스카우트들의 방문을 경기 전에 알게 됩니다. 물론 프로 선수들은 스카우트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 당연하고, 이러한 선수는 좋은 조건으로 새로운 소속 구단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카우트 앞에서 지나친 긴장과 의욕으로 평소 본인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지나친 긴장으로 인해 잃어버린 타격 밸런스와 투구 리듬은 선수의 긴 슬럼프를 초래하게 됩니다. 지난 시즌 전반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클락과 시즌 중 영입되어 에이스급 투구를 보여 준 데이비스. 이들 모두 일본 스카우트의 방문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2007년의 크루즈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 2009년. 그들은 김태균, 이범호를 관찰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의 대리인들에게 그들의 방문을 알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 예전에 비해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는 외국인 선수가 많지 않아서 이들의 방문은 의욕이 앞서는 선수의 슬럼프를 초래하기 보다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새로운 분발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방문은 결국 일본리그로 우수한 기량의 선수들을 공급하는 ‘사관학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한국리그의 아쉬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인영 -한화 외국인선수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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