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인사이드볼파크]꿈좇는김현수…아름다운안타행진

인생에 있어서 첫 만남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두산의 김현수와 김광림 코치는 2005년 12월 마무리캠프가 진행중인 경기도 이천에서 처음 만났다. 김 코치는 “청소년대표로 경기하는 것을 봤다.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관심이 있던 선수였고 특히 당당한 체구( 188cm/ 100kg)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날 김광림 코치와 김현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20분에 500개의 타격을 하는 일명 ‘빠른 티배팅’이다. 타격자세를 채 갖추기도 전에 빠르고 정확하게 숨돌릴 틈도 없이 쳐내야 하는 빠른 티배팅을 김현수가 소화해낸 것이다. “솔직히 고등학생인 현수가 다 쳐 낼 것이라고 생각을 하진 못했다”며 좋은 체력과 근성을 갖고 있었다고 첫 인상을 이야기했다. 그날부터 2군의 김현수와 김광림 타격코치는 매일 1000개 스윙을 함께 했다. “그 때까지 1000개 스윙을 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힘들었지만 코치님과 한번 해보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했다.”(김현수) 그러나 한달여만에 탈이 났다. 김현수의 손목에 통증이 온 것. 김 코치는 일주일 정도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루를 쉬고 김현수가 다시 나타났다. “코치님 괜찮은데요….” 보통 경기에서 타자가 쓰는 방망이의 무게는 850g에서 920g이다. 김광림 코치가 1.5kg의 방망이로 김현수에게 펑고를 치는 훈련을 시킨 적이 있다. “펜스를 넘겨봐라.” 무거워서 휘두르기도 쉽지 않고 게다가 투수가 던지는 공도 아닌데. 그러나 김현수는 2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결국 홈런을 쳐냈다고 한다. “현수는 타자로서 좋은 체격과 체력을 갖고 있다. 거기에 뛰어난 타격기술과 멘털 능력도 있다.양준혁을 뛰어 넘어 프로최초로 3000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다.” (김광림 코치) 김현수가 본보기로 삼고 있는 세명의 타자가 있다. 양준혁(삼성)과 이승엽(요미우리), 그리고 아오키(야쿠르트)다. 양준혁의 선구안과 이승엽의 장타력, 아오키의 컨택트 능력을 닮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미 상당 부분 세선수의 장점을 고루 갖춘 훌륭한 타자로 성장해 있는것 같다. 이제 겨우 21세인데 말이다. 올해 김현수는 2년연속 수위타자를 노린다. “홈런과 타점, 최다안타, 모두 욕심이 있지만 첫번째는 타율이다. 장효조 선배의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2년 이상 연속 수위타자를 차지한 선수는 장효조(삼성, 85-87년), 이정훈 (빙그레, 91-92년) 단 두명 밖에 없다. 가장 큰 꿈은 무엇인지 물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최고타자가 되고 싶어요. 이종범 선배가 주니치에서 뛰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꼭 일본에 가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김현수의 안타행진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그런 김현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건 야구인으로서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즐거운 일이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