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복싱 영웅 파퀴아오가 영국의 자존심 해튼을 침몰시켰다. ´팩맨´ 매니 파퀴아오(31. 필리핀)는 3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리키 해튼(31. 영국)과의 IBO 라이트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2라운드 2분59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이 날 승리로 역대 전적 54전 49승(37KO)3패2무를 만든 파퀴아오는 2005년 3월 에릭 모랄레스(33. 멕시코)에게 판정패한 이 후 파죽의 10연승을 달렸다. 아시아인 최초의 4체급 석권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파퀴아오는 해튼까지 제압하면서 상승세에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반면, 해튼은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초반에 맥없이 무너졌다. 1997년 데뷔 후 1패만 기록했던 해튼은 이 날 KO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통산전적은 47전 45승(32KO)2패. 1만6262명의 관중을 불러 모은 세기의 복싱 대결은 의외로 쉽게 끝났다. 파퀴아오는 빠른 발을 이용해 초반부터 해튼을 거세게 밀어 붙였다. 1라운드 종료 45초를 남기고 오른손 훅을 적중시킨 파퀴아오는 첫 번째 다운을 빼앗아냈다. 라운드 종료 직전에도 또 다시 해튼을 쓰러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해튼은 우여곡절 끝에 2라운드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회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파퀴아오는 다리가 풀린 해튼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고 라운드 종료 직전 턱에 왼손 훅을 작렬시켰다. 강한 맷집을 자랑하던 해튼이 한동안 누워서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카운터 펀치였다. 결국, 심판이 그대로 경기를 중단시키며 파퀴아오의 승리가 결정됐다. 파퀴아오는 트레이너 품에 안겨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가 끝난 후 파퀴아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쉽게 끝나서 놀랐다. 그는 내 오른손 훅에 무방비 상태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