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은‘女풍’…화장품은‘男풍’

입력 2009-05-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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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스포츠동아DB.


한채영.스포츠동아DB.


한지민.스포츠동아DB.

CF월드광고계‘성파괴’
광고계에 성(性)파괴가 잇따르고 있다. 섹시한 미녀스타들의 격전지인 소주광고에 남성 모델이 등장하고, 중후한 이미지의 남성모델이 독식하던 남성 정장 광고에 신세대 여성이 모델로 발탁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남성모델 기용은 이미 ‘대세’가 됐다. 최근 한채영과 한지민은 각각 남성정장브랜드 제일모직 로가디스와 LG패션 마에스트로 모델로 발탁됐다. 과거에도 남성복 CF에 가끔씩 여성 스타들이 얼굴을 내밀었지만, 이번 두 사람의 광고는 여성 모델이 해당 브랜드의 남성복을 직접 입고 등장한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과거엔 멋진 정장을 입은 남성을 그저 바라보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엔 자신이 옷을 직접 입은 ‘주체’가 되는 것이다. 특히 한채영, 한지민 모두 상의만 걸친 채 시원한 각선미를 드러내고 있다. 소주시장에도 성역(性域)이 무너지고 있다. 섹시한 이미지의 젊은 여성스타들이 주도하는 소주시장에 최근 강동원이 모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강동원은 4월 말 대선주조가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신제품 ‘봄봄’ 소주의 모델로 발탁됐다. 소주업계는 과거 최민수, 유오성 등 터프한 이미지의 남성모델이 활약하던 시기를 지나 최근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에서 젊고 섹시함을 강조하는 이효리, 신민아, 백지영, 하지원, 손담비 등 여성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해오면서 ‘여성톱스타=소주모델’이란 등식이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봄봄은 이런 트렌드에서 벗어나 남성모델인 강동원을 선정했다. 화장품 업계는 성파괴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여성스타들이 미를 뽐내는 격전장이었던 화장품 광고는 배용준(페이스샵), 비(네이처 리퍼블릭) 등 대형 남성스타들이 모델로 나서고 있다. 이들 외에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인기에 힘입어 최근 이민호가 에뛰드, 김범이 한불화장품 모델로 발탁됐으며, 이준기는 보브 화장품 모델로 활동 중이다. 업계의 고정관념을 깬 ‘성 역할 파괴’는 과거 동성 모델로부터 ‘따라하고 싶은 욕구’, 이른바 워너비(wanna be)로 어필하던 것에서, 매력적인 이성이 주는 호기심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한채영을 모델로 발탁한 제일모직 로가디스 측은 “여성모델을 기용하면, ‘내 옷을 입은 연인’이라는 남자들의 로망을 일깨워주면서 광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으며, ‘내 연인이나 아내가 골라주는 옷’이라는 메시지도 담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동원을 모델로 기용한 대선주조 측도 “여성의 순수하고 깨끗함, 남성의 섹시함을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이번 광고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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