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경민형제,두산서한솥밥

입력 2009-06-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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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형제선수 윤경신(오른쪽)과 윤경민이 한솥밥을 먹는다. 윤경민의 트레이드로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는 이들 형제는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은 대표팀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스포츠동아 DB]

동생의 키는 193cm. 하지만 형(203cm)은 동생보다 반 뼘이 더 컸다. 동생도 항상 잘 나가는 핸드볼 선수였지만, 형은 항상 더 큰 존재. 아주 어릴 때는 형의 메이커 운동화를 얻어 신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는‘윤경신(36·두산)의 동생’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다. 무게감을 이겨낸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동생은 상대팀의 주 공격수. 선수생활의 황혼녘을 걷고 있는 형도 동생 윤경민(30·충남도청)을 드러내놓고 응원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광운중-고려고-경희대 선후배 사이지만, 둘의 차이는 6년. 국가대표팀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었다.

2009년 6월, 마침내 형제는 십 수 년 묵은 숙원을 이뤘다.

한국실업핸드볼연맹 관계자는 23일, “충남도청과 두산이 윤경민과 이동선(26·두산)의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업핸드볼에서 선수 맞트레이드는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윤경신-경민 형제는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윤경민은 이번 주 중으로 서류작업을 마무리 한 뒤, 7월1일부터 전북 정읍에서 속개되는 2009다이소핸드볼슈퍼리그코리아 2차대회부터 두산 소속으로 출전한다.

라이트백 윤경신은 한국핸드볼의 간판. 1995년 독일 진출 이후,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골(2905골)과 통산8회 득점왕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8년 7월, 두산 유니폼을 입으며 국내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경신은 “선수생활이 끝나기 전에 꼭 동생과 함께 뛰고 싶었다”면서 “이제 더 ‘대놓고’ 많이 가르쳐 주겠다”며 웃었다. 윤경민도 “이제 형에게 더 혼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도 싱글벙글.

20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웰컴 코로사에게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두산은 한국남자실업의 최고봉. ‘한국을 대표하는 레프트백’ 윤경민의 가세로 ‘뛰는’ 두산은 ‘날개’를 달았다.

두산 이상섭 감독은 “두산이 2008년, 실업핸드볼 사상 최초로 외국인 선수(도요타 겐지)를 영입한 이후, 첫 트레이드까지 성사시켰다”며 흡족해 했다.

충남도청으로서도 ‘젊은피’ 이동선을 수혈함으로써 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충남도청 김태훈 감독은 “이동선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감독시절부터 눈여겨봤던 유망주”라고 밝혔다.

한편 23일 청주에서 계속된 2009다이소핸드볼슈퍼리그코리아 2차대회 여자부에서는 삼척시청(25-21)과 용인시청(27-23)이 각각 경남개발공사와 정읍시청을 꺾었다. 남자부에서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웰컴코로사를 27-22로 이겼다.

청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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