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송승준‘3연속완봉’최다기록타이

입력 2009-07-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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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쾌거…9연승은‘덤’

2009 프로야구 히어로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 송승준의 3연속 완봉으로 3:0 승리. 목동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0이닝 ‘0 행진’ 대기록 달성-9회말 관중석 여자친구 엉엉

송승준은 경기 시작 직전 덕아웃에 홀로 앉아있었다. 굳게 다문 입, 무거운 표정. 최근 2연속경기 완봉승을 포함 8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활약을 벌이고 있는 송승준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송승준은 “1회에 한 점 내주고 시작하고 싶을 정도다”라며 대기록 도전을 앞두고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껏 단 4명의 투수만 올라본 고지이자 최다 연속경기 완봉승 타이기록. 자칫 의식하고 공을 던지기 시작할 경우 초반부터 무너질 수 있는 함정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송승준은 완봉보다 팀 승리를 원했고 그 각오가 완벽한 투구로 이어졌다. 완봉을 의식하고 투구수를 조절하기 보다는 종반까지 스트라이크보다 볼을 더 많이 던졌고 5회 2사 2루 때는 클락에게 고의4구까지 내주며 매 이닝 승부에 집중했다. 특히 주무기 포크볼에 의존하지 않고 과감한 몸쪽 승부로 상대를 압도했다.

대기록의 위기는 몇 차례 있었다. 7회 송승준을 잘 리드해왔던 베테랑 최기문이 베이스러닝 도중 다리에 부상을 입어 신인 장성우로 포수가 교체됐다. 그러나 송승준은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했다. 마지막 9회도 위기였다. 이미 투구수는 109개. 상대해야할 타자는 히어로즈 클린업트리오 이택근, 클락, 이숭용. 그러나 송승준은 이택근을 주무기 포크볼로 삼진으로 처리하며 힘을 냈다.

브룸바를 내야 플라이로 잡은 뒤 마주한 베테랑 이숭용. 투구수는 종전까지 시즌최다 114개를 넘어선 118개. 혼신을 다해 던진 마지막 119번째 공은 이숭용의 배트에 맞고 중견수 위로 높이 떴고, 송승준은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역대 5번째로 3연속경기 완봉승 대기록. 1995년 김상진(OB)에 이어 14년 만에 세운 연속경기 완봉승 타이기록이다.

송승준은 “목동구장은 홈런이 많아서 부담이 컸다. 팀이 4위에서 5위로 내려간 상황에서 솔직히 7이닝 2실점 정도만 기대를 했었다. 경기 도중 전광판을 보니까 삼성이 이기고 있어서 더 분발했다. 여자친구가 오늘 경기를 보러왔다. 끝나고 관중석을 바라보니 울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경기 전 아직 승리가 없는 히어로즈전에서 꼭 이기라고 말해줬는데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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