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ML불문율“빈볼에는빈볼던져라!”

입력 2009-08-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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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는 이른바 ‘Unwritten rule’이라고 하는 불문율이 많다. 가령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는 이기고 있는 팀은 도루나 히트앤드런 작전을 하지 않는다. 홈런을 치고 상대를 자극하는 큰 제스처는 피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가 자기 팀의 최고 타자가 투수에게 빈볼성의 위협을 당했다면 상대의 간판타자에게 똑같이 보복을 가하는 것도 일종의 불문율이다.

지난 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다저스-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위협구와 보복이 오갔다. 특히 밀워키 1루수 프린스 필더는 분이 안풀려 경기 후 다저스 클럽하우스까지 쫓아가는 해프닝을 벌였다. 향후 메이저리그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7회가 상황의 단초였다. 최근 타격이 부진했던 매니 라미레스는 이날 홈런과 2루타로 타격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7회 타석에서 밀워키 구원 우완 크리스 스미스가 몸쪽에 바짝 붙는 높은 볼을 던졌다. 볼은 유니폼을 스쳐 라미레스는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출루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다저스가 이미 12-3으로 앞서 승패는 완전히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9회말에 터졌다. 다저스는 8회부터 구원 기예르모 모타가 마운드를 지켰다. 9회 2사. 프린스 필더가 마지막 타자가 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모타는 필더의 오른쪽 다리를 맞혔다. 완전 위협구였다. 랜스 박스데일 심판은 곧바로 모타를 퇴장시켰다. 36세의 모타는 지난해 밀워키에서 필더와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 모타는 2002년 다저스 시절 뉴욕 메츠 포수 마이크 피아자에게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에서 빈볼을 던져 벤치클리어링 몸싸움의 원인을 제공했던 인물로 종종 악역을 떠맡는다.

빈볼 위협구는 양날의 칼이다. 보복을 가하지 않으면 동료들 사이에 왕따를 당할 수 있다.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은 “우리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매니에게 필라델피아가 몸에 맞는 볼을 던졌을 때 보복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팀을 한 일원으로 만든다”며 모타의 행동을 두둔했다.

지난 5월16일 LA 에인절스 에이스 존 래키는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와 텍사스 레인저스전이 시즌 첫경기였다. 그러나 볼 2개를 던지고 퇴장당했다. 이안 킨슬러에게 등뒤로 볼을 던져 심판이 위협구로 판단한 것이었다.

……………………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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