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 [스포츠동아DB]
옆자리에 있던 배우 설경구가 눈물을 닦아주며 어깨를 감싸안았다.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늘 밝고 명랑하던 그지만 1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국 감격의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날 만남은 윤제균 감독과 설경구를 비롯해 박중훈, 하지원, 엄정화, 이민기, 김인권 등 배우들은 기자들을 초대해 ‘해운대’의 흥행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윤 감독은 “최근 2, 3주 동안 인생 최고의 행복을 맛보고 있다”며 감격해했다.
이 자리에서 설경구는 ‘해운대’에 출연하기까지 과정을 돌아보며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남들 모두 윤 감독을 그저 ‘삼류 코미디 감독’이라고 했지만 그를 믿었다”고 말했다. 설경구의 말을 듣고 있던 윤 감독은 회한에 젖은 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최근 스포츠동아와 나눈 인터뷰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그래서 행복하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적이 있었나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두사부일체’로 연출 데뷔한 뒤 ‘색즉시공’으로 흥행의 단맛을 봤지만 언론과 평단의 시선은 좋지 않았다. ‘낭만자객’에 이르러서는 혹평의 쓴잔을 마셨다.
윤제균 감독이 이날 흘린 눈물은 그런 혹독한 시절이 지난 뒤 ‘해운대’로 흥행은 물론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비로서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에 대한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이었던 셈이다.
이 같은 윤제균 감독의 눈물을 위로하는 관객들은 12일 현재까지 전국 800만명 이상에 달했다. 그리고 늦어도 이달 말 안에 ‘해운대’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