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7집낸박혜경“‘혜경스럽다’라는말…영광이에요”

입력 2009-08-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앞으로 꾸준히 자기 음악을 하는 ‘가수 박혜경’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녀는 “정서가 분명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도 말했다. 박혜경의 7집 앨범에는 그녀의 ‘초심’이 담겼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앨범명‘마이페이버리트’
박혜경은 꾸준한 가수다.

발표하는 음반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음악 차트에는 수록된 4-5곡이 동시에 순위권에 오른다. 11일 발표된 박혜경 7집도 타이틀곡 ‘하이힐’을 비롯해 ‘고백하는 날’, ‘서럽게 빛난다’ ‘연애해볼까’ ‘집에 가는 길’ 등이 차트에 올라 있다.

음악 스타일도 큰 변화 없이 꾸준하다. 유행에 민감하고 빨리 싫증을 내는 음악 팬들의 조급함 속에서 허스키한 듯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언제나 대중의 감성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데뷔 이후 최근까지 24곡이 CF에 삽입됐다는 사실은 대중의 감성과 절묘한 교감을 이루는 ‘가수 박혜경’의 진가를 확인시켜주는 사례 중 하나다.

그녀는 그렇게 꾸준함으로 ‘혜경스러움’을 만든다. 3년 만에 발표된 7집 ‘마이 페이버리트’도 ‘혜경스러운’ 앨범이다.

“‘혜경스럽다’는 말, 좋아요. 전 굳이 변화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목소리와 음악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행복하고, 특별한 경험인지요.”

비슷비슷한 창법과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이 많지만 박혜경의 목소리는 특출하다. 그 특출한 목소리는 인디 음악도 메이저 음악으로 만들고, 평범한 멜로디도 아름다운 노래로 만든다. 어떤 스타일의 노래도 박혜경이 부르면 ‘혜경스러운’ 노래가 된다. 지난해 5월 발표한 독일 그룹 풀스 가든의 히트곡 ‘레몬트리’가 이를 증명했다. 쉽게 따라 부르기 힘든 노래를 박혜경은 자신의 스타일로 해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 노래가 대중적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인디음악에 가까워요. ‘고백’도 사람들이 처음엔 대중적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들 ‘최고의 작품’이라 합니다.”

박혜경은 목소리는 늘 그대로 지켜가지만 새로운 장르의 시도는 계속해왔다. 대개 박혜경 음악을 ‘모던록’이라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모던 록 이상의 요소가 들어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하이힐’은 장르는 모던 록이지만 셔플 리듬이다. 두 번째 트랙 ‘브링 잇 온’은 요즘 최신 트렌드로 각광받는 신스 음악이다. 예전 히트곡 ‘주문을 걸어’와 ‘안녕’은 스카펑크 스타일이다. 박혜경은 새로운 시도를 위해 작곡가들에게 별도의 주문을 하기도 하고, 악기사용에도 자신의 의견을 전한다. 박혜경의 의견은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소속사도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 그래서 박혜경은 자기방식대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다.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 이런 단어보다 전 그냥 ‘가수’란 단어가 좋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자기음악을 하는 ‘가수 박혜경’으로 불리고 싶어요. 그리고 정서가 분명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박혜경은 이번 7집을 “그냥 내가 처음 음악을 시작하던 모습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소장가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 천천히 오래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