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살련다”…송진우불멸의엔딩송

입력 2009-08-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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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송진우의 힘찬 비상이 막을 내렸다. 200승-100세이브-3000이닝 동시 달성은 현대야구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스포츠동아 DB]

‘한화팀리빌딩’맞춰전격은퇴선언
한화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진우 선수는 2군에서 지속적인 훈련을 실시해 왔으나 본인의 명성에 걸맞은 피칭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팀 리빌딩에 맞춰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가족 그리고, 구단과의 상의를 통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1년간 대전 하늘을 비상하던 ‘황금 독수리’는 전설을 남긴 채 마침내 날개를 접었다.

○팀 리빌딩에 맞춰 날개 접은 독수리

한화는 올 시즌 2차례나 10연패 이상을 기록하는 부진 속에 현재 최하위에 처져 있다. 1986년 창단 첫해 처음 꼴찌를 기록한 뒤 팀 역사상 두 번째 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로서는 팀 리빌딩의 적기로 삼고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달 8일 정민철을 플레잉코치로 전환하고, 문동환 최상덕 윤재국 등을 웨이버공시했다.

송진우는 4월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2군에서 훈련을 해왔다. 이때부터 사실상 구단에서는 그의 은퇴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2군에 있는 그를 두고 “지금 당장 1군에 쓰면 컨트롤이나 경험 면에서 젊은 투수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간계투나, 적어도 원포인트 릴리프로 기용할 수도 있지만 구단이나 감독은 그것이 송진우나 팀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라고 여겼다. 송진우도 결국 “야구를 할 만큼 했다. 더 한다고 해봐야 의미도 없다”면서 은퇴를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뒤 35년 만이다.

○‘기록의 사나이’ 전설을 남기다

송진우는 숱한 대기록을 남겼다. 1989년 전신 빙그레에 입단하자마자 데뷔전(89년 4월 5일 대전 롯데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했고, 올해까지 21년간 활약하며 통산 671경기에 등판, 210승 153패 103세이브 17홀드 방어율 3.51을 기록했다. 그의 이름은 곧 프로야구의 역사. 역대 개인통산 최다승뿐 아니라 최다패도 그의 몫이다. 최다이닝(3003), 최다탈삼진(2048), 최다피안타(2717), 피홈런(272), 최다4사구(1272), 실점(1341). 그가 21년간 상대한 타자는 무려 1만2707명이나 되며, 그가 마운드에서 뿌린 투구수는 4만9012개였다. 2000년 5월 18일 광주 KIA전에서는 노히트노런도 달성했고, 1992년에는 사상 최초로 시즌 다승왕(19)과 구원왕(8구원승·17세이브)에 오르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역대 각종 투수 부문 최고령 기록들도 그가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승과 100세이브 동시달성, 그리고 3000이닝 투구 기록은 현대야구에서 좀처럼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투수인 점과 21년간의 팀 공헌도를 감안하여 2010년부터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2009시즌 잔여 홈경기 중 최적의 시기를 정해 은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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