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아시아최초메이저대회제패(종합)

입력 2009-08-17 09: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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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물리치고 한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양용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장(파72.7천67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로써 양용은은 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양용은이 처음이다.

양용은은 지난 3월 PGA 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데 이어 메이저대회까지 제패하면서 골프의 강자로 우뚝 섰다.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6억7000만원)를 추가한 양용은은 올 시즌 상금 300만 달러(335만 달러)도 돌파했다.

양용은이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스타 최경주(39.나이키골프)도 이루지 못한 메이저대회 우승이란 대업을 이뤄냈다. 그것도 ‘역전불패’ 우즈를 맞아 조금도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14승을 따냈고, 특히 3라운드 선두로 나섰을 때 역전패를 당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날 우즈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시작한 양용은은 경기초반 안정된 드라이버 샷을 선보이며 선두 우즈를 맹추격했다. 3번 홀(파5)에서는 버디를 잡아내며 7언더파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행운도 따랐다. 전날까지 양용은과 공동 2위를 달리던 디펜딩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8번 홀에서 무려 5타를 잃고 무너지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우즈 역시 8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양용은은 전반을 버디와 보기 각각 한 개씩 기록하며 끝냈지만, 우즈는 2타를 잃어 후반 팽팽한 접전이 예고됐다.

우즈가 앞서가면 양용은이 따라잡는 식의 경기 양상은 14번홀(파4)에서 뒤바뀌었다.

양용은의 티샷은 그린 못 미친 벙커 바로 옆에 걸린 반면 우즈의 티샷은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특히 양용은의 20여m 칩샷이 그린 위에 내려앉더니 10여m를 굴러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홀에서 버디에 그친 우즈의 고개를 숙이게 만든 그림 같은 이글이었다.

17번 홀(파3)에서 모두 보기를 범하며 1타차 선두로 마지막 18번 홀(파4)에 나선 양용은은 끝까지 우승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20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 2m 앞에 떨어진 것. 승리를 확신한 양용은은 공격적인 버디 퍼트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어퍼컷 세레모니로 승리를 자축했다.

반면 우즈는 파 퍼트마저 놓치며 올 시즌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지 못하게 됐다.

양용은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침착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 항상 긴장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뒤따랐는데 이날 역시 예전 페이스대로 플레이 했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양용은은 “지금 한국에는 난리가 났을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우승을 더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탱크’ 최경주(39·나이키골프)가 3오버파 291타로 공동 24위를 기록했다.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은 6오버파 294타 공동 43위,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은 7오버파 295타 공동 51위에 그쳤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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