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은못당해”…몸사리는대작들

입력 2009-08-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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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스포츠동아DB

KBS 2TV‘아이리스’ 수목급선회, SBS주력‘제중원’도방영늦추기
이길 수 없다면 피해가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 월화 안방극장에서 ‘눈치 보기’ 편성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시간대에는 시청률 40%를 넘으며 막강한 인기 장벽을 구축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극본 김영현·박상연·연출 박홍균·포스터)이 버티고 있다.

하반기에 대작을 준비 중인 KBS와 SBS는 어떡해서라도 ‘선덕여왕’과 같은 시간 방송하는 것만은 피하기 위해 드라마 라인업의 재정비에 들어갔다.

발 빠르게 편성을 변경한 드라마는 KBS 2TV ‘아이리스’(극본 김현준·연출 양윤호). 당초 월화 드라로 편성돼 9월 중 방송할 예정이었다. ‘선덕여왕’과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각오.

하지만 ‘선덕여왕’이 최근 시청률 40%를 넘으며 강세를 보이자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선회해 ‘아가씨를 부탁해’ 후속으로 10월 중순부터 시청자를 찾는다.

‘아이리스’는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첩보 드라마다. 200억 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해 일본 등 아시아 수출을 목표로 내건 만큼 KBS로서는 방송 시간 결정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높은 시청률이 예상되는 ‘선덕여왕’과 맞붙어 ‘아이리스’의 시청률에 흠집을 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S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반기 주력작품 중 하나인 ‘제중원’(극본 이기원·연출 홍창욱)의 방송 시기를 미뤘다.
SBS는 ‘제중원’을 ‘드림’ 후속으로 편성해 월화드라마로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선덕여왕’의 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기존 결정을 유보했다.

대신 ‘드림’ 후속으로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 ‘천사의 유혹’(연출 손정현)을 편성했다. ‘아내의 유혹’으로 시청률 40% 기록을 보유한 김순옥 작가를 전진 배치해 ‘선덕여왕’과 맞불을 놓는 전략이다. SBS는 그동안 시간을 벌면서 ‘제중원’ 제작에 공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분주히 움직이는 방송사들의 편성 경쟁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전망. ‘선덕여왕’은 50부작으로 기획돼 예정대로라면 11월에 막을 내린다.

하지만 현재 MBC 내부에서 연장방송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어 ‘눈치 보기’ 편성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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