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슬라브코,언더셔츠에새긴‘울산사랑’

입력 2009-08-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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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들의 언더셔츠 세리머니는 그라운드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다. 박주영(AS모나코)은 2005년, 애벌레와 하트가 그려진 세리머니로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표현해 큰 화제를 모았고, 이천수(알 나스르)는 2003년 ‘CU@K리그 축구사랑’‘어게인 2002 축구’ 등 시리즈 문구로 재미를 선사했다. 2006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천수의 언더셔츠에 새겨진 ‘Y’를 두고 ‘여자친구다’ ‘그냥 땀이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울산의 외국인 선수 슬라브코(29)도 비밀리에 팀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세리머니를 준비 중이다.

슬라브코는 26일 부산과의 컵 대회 4강 2차전을 앞두고 프런트에게 언더셔츠에 ‘I Love Ulsan’을 새겨달라고 부탁했다. “동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으니 비밀을 지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 같은 세리머니를 기획한 것에서 보듯 슬라브코의 울산 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고국 마케도니아를 비롯해 중국, 볼리비아 리그를 두루 거친 슬라브코는 입단 첫 날 울산 클럽하우스를 보고 “최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6월 팀 성적 부진으로 선수들이 단체 삭발을 할 때 외국인 선수임에도 원래 짧았던 머리를 또 깎는 투혼을 보여줬다. 울산 팬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슬라브코의 유니폼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문수월드컵경기장에는 팬들이 직접 만든 걸개사진이 걸렸다.

슬라브코의 언더셔츠 세리머니는 30일 FC서울 원정에서 볼 수 있을 전망. 울산 관계자는 “어떤 언더셔츠에 문구를 새길지 결정을 못해 오늘 경기(26일)엔 미처 입지 못했다. 서울전에는 준비가 될 것이다. 자신이 못 넣어도 세리머니를 꼭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울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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