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최희섭.스포츠동아DB

김상현-최희섭.스포츠동아DB


28년 야구 역사상 전무 했던 기록
최희섭·김상현 ‘최상커플’ 가능성


사상최초 4번타자 득점왕, 5번 타점왕이 탄생할까? KIA의 페넌트레이스 1위를 이끌고 있는 ‘CK포’ 최희섭과 김상현이 프로야구 28년 역사상 처음으로 4번 득점 1위, 5번 타점 1위 동시탄생에 도전하고 있다. 7일까지 김상현은 116타점으로 사실상 타점1위를 굳힌 상태. 최희섭은 82득점으로 전체 5위지만 1위 두산 김현수를 6점차로 추격하고 있다.

1982년 원년부터 지난시즌까지 27년 동안 한 팀에서 득점1위와 타점 1위가 동시에 탄생한 것은 8차례. 이중 득점왕과 타점1위에 함께 오른 장종훈(빙그레 1991, 1992), 이승엽(1999, 2002, 2003)을 제외하면 단 3차례뿐이다. 그러나 4번과 5번타자 조합은 없었다. 1982년 해태 김봉연이 득점 1위(55점), 김성한이 타점 1위(69점)를 차지했지만 당시 타순은 김성한이 3번, 김봉연이 4번을 주로 맡았다. 두 번째는 1988년 톱타자 이순철이 득점 1위(81점), 3번타자 김성한이 타점 1위(89점)에 오른 해태. 1990년 빙그레는 1번을 맡았던 이정훈이 81점으로 득점 1위, 장종훈이 91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 KIA는 최희섭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7월 중순 3번 최희섭, 4번 김상현 카드를 잠시 시험했을 뿐 4번 최희섭, 5번 김상현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선구안이 좋아지며 출루율이 높은 최희섭, 찬스에 강한 김상현이 앞뒤로 타선에 배치되며 7일까지 홈런 61개, 203타점을 합작하는 파괴력을 보였다. 이 같은 성적의 비결에는 최희섭이 출루하면 김상현이 홈으로 불러들이는 찰떡궁합에 있다. 최희섭이 앞서 출루한 상황에서 김상현은 108타수 45안타, 0.417의 타율을 올렸다. 김상현이 올린 총 116 타점 중 최희섭이 올린 득점이 전제 18.1%%, 팀에서 가장 많은 21점일 정도다. 최희섭이 전체 1위인 13개의 고의4구를 포함 82개(전체 2위)의 볼넷을 고르며 0.420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찬스를 놓치지 않는 김상현의 클러치 능력이 만나며 이뤄진 시너지 효과다.

두 사람은 “상현이가 뒤에 있으니까 찬스 때 타석에서 부담이 적다(최희섭)”, “희섭이형이 많은 견제를 받으면서 내게 기회가 많이 온 것뿐이다(김상현)”라고 서로를 치켜세우며 사상 최강의 4·5번 콤비를 향해 뛰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