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컴백김정민“나를바꾼건결혼그리고불혹”

입력 2009-09-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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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터프가이 넉넉한 여유와 부드러움 속에 강한 감성을 담은 가수 김정민이 6년 만에 7집 앨범과 함께 팬 곁으로 돌아왔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사실설레임보다두려움…앨범70%완성해놓고성에안차처음부터다시
“가정에 충실하다보니 술친구들도 떠나고, 40대가 되면서 제 팬들도 사실 많이 사라졌어요. 여성 팬들도 가정을 갖고 가족에 충실해야 할 연령대인 거죠. 술은 집에서 마시고 좋아하는 골프도 끊었어요. 근검절약 정신도 생기고, 총각 땐 없어도 무리하게 했는데 지금은 없으면 그냥 안 해요.”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6년 만에 컴백하면 ‘잘 돼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아이들 가수, 일렉트로니카 음악이 지배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불혹을 넘긴 록발라드 가수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수는 비정규직이지만, 계속 버텨내면 또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며 눈웃음을 짓는 그는 여유로워 보였다.

김정민은 “그동안 결혼과 자녀교육으로 자신을 잠시 떠나갔던 여성 팬들도 점점 여유를 찾아갈 때가 됐다”며 “지금까지 잘 버텨왔는데, 계속해서 버텨내면 또 다시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며 또 웃었다.

아이들 가수들의 시장장악에 대해서도 그는 너그러웠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 어쩔 수 없지요. 그러나 그 와중에 아이들 가수들의 댄스음악에 지친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요. 요즘 스타일이 아니니까 새롭게 들릴 수 있죠. 김정민의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 한 명이라도 있지 않을까요?”

특히 이승철과 박효신 김태우 등의 발라드 스타들이 음반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댄스 음악은 ‘들을 때’뿐이지만, 김정민의 음악은 ‘슬픈 언약식’처럼 17년이 지나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김정민도 한창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에선 고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겪었다.

“두려움이 컸고 걱정도 많았죠. 싱글이 아니라 앨범이 나와 좋기는 한데 처음엔 여러 개로 나누어 낼까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팬들에게 미안하고 자존심도 있고 팬들에 대한 의무감으로 앨범을 내기로 했죠.”

그는 앨범작업이 3분의2 가량이 완성됐을 무렵 음반을 ‘엎어버리고’ 새로 녹음에 들어갔다. 자신의 옛날 스타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조금 대중적으로 해보자”며 곡도 다시 받고 목소리에 힘을 빼고 창법에 변화를 줬다.

작곡가 홍진영에게 받은 ‘뷰티풀 마이 라이프’는 어려웠던 시절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에 와 닿았고, 주저없이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 ‘히트’ ‘코끼리’ 등에 출연한 김정민은 현재 시대극의 출연 제안을 받은 상태. 그는 좋은 작품 오면 언제든 출연할 것이라고 했다.

“연기는 도전입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도전합니다. 내가 부족한 걸 알지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습니다.”

이번 음반으로 연말까지 타이틀곡 외에 ‘헤어질 수 없어’ ‘고맙다 친구여’ 등 세 곡으로 동시에 홍보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또 내년부터는 소극장 공연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자신의 히트곡을 모두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화통한 성격으로 ‘터프가이’로 통했던 김정민은 “부드러움 속의 강함이 진짜 강함”이라며 “눈빛도 선해지고, 이미지가 부드러워졌다는 말 많이 듣는다. 진짜 터프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리플레이를 하면서 이름도, 음악 스타일도, 창법도 다 바꿔봤지만 대중은 자신에게 변화를 원하지 않더라는 것을 이미 깨달았다.

“원조 그대로 쭉 가고 싶습니다. 중·고생들은 아마 저를 연기자로 알고 있을 겁니다. 이번 음반을 통해 김정민이 ‘7집 가수’임을 일깨우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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