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조성환, PS‘울렁증’?이번엔달라!

입력 2009-09-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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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롯데 조성환.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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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1일 대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9회 2사, 삼성 오승환을 상대로 롯데 조성환은 온 힘을 다해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결과는 우익수 파울플라이 아웃. 7년 만에 참가한 롯데의 가을잔치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롯데 주장 조성환의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16타수 2안타. 팬들과 동료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역시 2008년 10월 31일 잠실. 한국시리즈 5차전 9회 1사 만루. 0-2로 뒤진 두산은 승부를 6차전으로 이어 가느냐, 패배냐 갈림길에 섰다. 그러나 타석에선 김현수는 투수 앞 땅볼로 병살을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SK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병살타를 치고 1루를 넘어 외야까지 힘없이 뛰어간 김현수는 한 쪽 구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큰 경기에 강한 스타로 떠올랐지만 한국시리즈 성적은 21타수 1안타. 참담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올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주친 두산 김현수와 롯데 조성환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나란히 3번, 중심타선에 서 있었지만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시즌 김현수와 조성환은 각각 0.357과 0.327의 시즌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타율은 1할도 되지 않는 0.048, 준플레이오프 조성환의 타율은 0.125였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5차전 뿐 아니라 3차전에서도 9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치며 땅을 쳤다.

조성환은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롯데 팬들을 머쓱케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과 롯데 로이스터 감독 모두 김현수과 조성환의 타순을 마지막까지 3번에 고정시키며 변치 않는 믿음을 보였기에 결과는 더 허무했다. 포스트시즌 ‘울렁증’을 넘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트라우마 수준의 큰 충격이다. 그만큼 올 시즌 명예회복을 위한 두 사람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가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던 조성환은 “지난해는 냉정하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고 힘을 냈다.

올 시즌 최다안타 1위, 타점 2위에 오르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 김현수도 포스트시즌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확실히 해내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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