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경문의‘시프트전쟁’
양팀 대표 좌타자들 타구 오른쪽 편중 - 야수들 수비전략 PO 새로운 승부처로‘막느냐, 뚫리느냐.’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SK와 두산은 이미 상대팀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특히 SK 김재현(34)과 두산 김현수(21)를 막기 위한 ‘시프트(shift)’ 충돌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신일고 12년 선후배 사이로 양 팀을 대표하는 좌타자다. 김현수는 배트컨트롤, 김재현은 배트스피드가 가장 큰 강점이다.
둘은 또한 풀히터(Full Hitter)로 빠르고 강하게 잡아당기는 스타일이어서 타구 대부분이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김현수 39%, 김재현 61% 오른쪽 안타
김재현은 김현수보다 더 극단적이다. 시즌 87안타 중 내야안타 4개(5%)를 빼고 우측 40개(46%), 우중간 13개(15%)를 만들었다. 가운데는 14개(15%)다. 밀어친 안타(좌∼좌중간 안타)는 19%, 당겨친 안타(우∼우중간 안타)는 61%였다.
○홈런도 우향우
김현수는 우투수를 상대로 17개의 홈런을 뽑았는데 우중월 4개, 우월 8개를 기록했다. 반면 좌투수를 상대로 6개의 홈런을 쳐냈는데 좌월 3개, 좌중월 1개, 중월 1개였다. 결국 좌투수를 상대할 때는 밀어쳐 홈런포를 터뜨리는 김현수다.
○시프트 전쟁, 누가 이길까
SK나 두산이나 이들을 상대할 때는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맞춤형 수비, 즉 시프트 전략을 들고 나올 게 뻔하다. 타구 성향상 야수들 대부분은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특히 두산 2루수 고영민은 김재현 타석이면 1루쪽과 우익수 방향으로 옮긴다. 2시 방향으로 잔디까지 물러나 덫을 친다. 김재현의 타구가 빠르기 때문이다. SK도 김현수 타석 때 오른쪽 그라운드 공간을 야수들로 최대한 메운다.
물론 타자가 야수 없는 곳으로 밀어 친다면 안타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야수를 의식하다 타격폼이 무너진다. 이것이 어쩌면 더 수비쪽을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타자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고유한 타격폼으로 타구를 한층 더 빠르고 강하게 날려 수비수를 뚫어야한다. 시프트는 수비 쪽의 전략적 판단이지만 때로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시프트 전쟁도 플레이오프 관전 포인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