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2년간KS맞대결분석오늘운명의잠실PO 3차전
김성근(67) 감독의 대반격이냐, 김경문(51) 감독의 분풀이 끝내기냐.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SK와 ‘미러클 행진’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둔 두산이 10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2009 CJ마구마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벌인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2번 연속 승자(SK)와 패자(두산)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두 팀에게 이번 3차전은 ‘징크스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얽히고설킨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2007년 한국시리즈. 두산은 적지인 문학에서 2연승을 거두고 잠실로 금의환향했지만 안방에서 내리 세 판을 내준 뒤 결국 문학 6차전까지 덜미를 잡혀 2승4패로 패권을 넘겨줬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패를 먼저 당한 뒤 4연승을 거둔 팀은 SK가 유일하다. SK로선 ‘재현하고 싶은 기적’이고 두산으로선 ‘기억하기 싫은 악몽’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도 비슷했다. 두산은 역시 원정 문학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또 한번 뒷심부족을 내비치며 내리 4게임을 잡혀 맥없이 1승4패로 무너졌다.
올해도 이런 패턴이 반복될까. 지난 2년간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게임에서 모두 승리한 SK로선 ‘약속의 땅’에 다시 온 것이 반갑다. 그러나 두산은 이번 시리즈가 7차전으로 승부가 갈리는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5전3선승제의 PO라는 점에서 ‘이제 좌절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경우는 1996년 현대, 딱 한번 뿐이었다. 김재박 감독은 쌍방울을 상대로 먼저 2패를 안은 뒤 뒤집기 3연승을 거뒀는데, 그 때 패장이 바로 김성근 감독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OB 사령탑이던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적으로 6번 플레이오프를 치른 김성근 감독의 성적표는 ‘1승5패’. LG 감독이던 2002년 KIA와의 PO(3승2패)가 유일한 승리였다.
PO 승률에선 김경문 감독이 압도적으로 앞선다. 김경문 감독은 사령탑 첫해였던 2004년 삼성에 1승3패로 물러난 것을 제외하곤 2005년(한화·3승), 2007년(한화·3승), 2008년(삼성·4승2패) 등 세 번의 시리즈에서 승장이 됐다. 3연승으로 끝낸 시리즈도 두 번이나 된다.
PO 2차전까지, 김성근 감독은 벤치 싸움에서 김경문 감독에게 완패했다. 선수 기용에서도, 작전에서도 뒤졌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한 박자 빠른 과감한 투수 교체와 2차전에 세네뇨를 깜짝 선발등판시켜 상대의 얼을 빼는 등 ‘김성근 같은 야구’로 변신해 성공을 거뒀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최종 결과를 뒤집는 초반 분위기. 그러나 2년간 SK가 우승했던 과정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미묘한 흐름. 김성근-김경문, 두 감독의 개인사까지 겹쳐 더 흥미를 끌고 있는 2009년 PO 시리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