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IN&OUT]‘글러브 맨’ 마제로스키 7차전 끝내기 드라마!

입력 2009-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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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로스키. 스포츠동아DB

1960년 WS 7차전 끝내기 솔로

통산타율 0.260 선수 ‘역사 장식’

조 카터 93년 6차전서 끝내기포

WS 7차전 끝내기 홈런 한번 뿐


치열했던 한국시리즈가 KIA 나지완의 7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막을 내렸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13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월드시리즈 자체가 끝내기 홈런으로 종료된 경우는 단 2번밖에 없다. 그것도 7차전 끝내기 홈런은 1960년 피츠버그의 빌 마제로스키가 유일하다. 그 오랜 세월에 단 2명밖에 나오지 않았던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 2명을 소개한다.

1951년부터 60년까지 뉴욕 양키스는 천하무적 그 자체였다. 그 10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5번이나 차지했고 준우승도 3번이나 했다. 결국 8번이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초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피츠버그는 1927년 이후 3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마지막 우승은 1925년이었다. 로베르토 클레멘테, 딕 스투어트, 빌 마제로스키를 앞세웠고 마운드는 20승 투수 번 로를 중심으로 삼았다.

한편 양키스는 공포의 ‘MM포’ 미키 맨틀과 로저 매리스에 요기 베라가 타선에 버티고 있었고, 월드시리즈의 사나이 화이티 포드와 아트 디트마가 마운드의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었다. 팀타율은 피츠버그가 0.276로 0.260의 양키스에 앞섰지만 홈런수는 양키스가 193-120으로 앞서며 엄청난 파워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1차전은 에이스 로의 7이닝 2실점 호투로 피츠버그가 승리했고 2∼3차전은 양키스가 무려 26득점을 올리며 가볍게 시리즈 우위를 점했다. 4차전에 1점차 신승을 거둔 피츠버그는 5차전도 가져왔지만 6차전 0-10으로 대패했다. 그나마 7차전까지 끌고 간 것을 감사해야하는 분위기였다.

마지막 7차전은 난타전으로 이어졌고 7-9로 뒤지던 양키스는 9회초 맨틀의 적시타와 베라의 땅볼로 9-9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9회말 선두타자 마제로스키에서 끝을 맺었다. 상대 투수 라이언 테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월드시리즈 최초의 시리즈 끝내기 홈런으로 거함 양키스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마제로스키는 사실 방망이보다 수비로 더 인정받던 선수였지만 이 홈런 한방으로 그의 이름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길이 장식할 수 있었다.

1993년 월드시리즈 역시 극적인 경기였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980년 우승 이후 프랜차이즈 통산 2번째 우승을 노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였다. 당시 토론토의 주포는 정규시즌 33개의 홈런을 기록한 ‘검은 홈런왕’ 조 카터였다. 커트 실링을 필두로 선발 5명이 모두 두 자리 승수를 거둔 필라델피아는 거친 이미지로 당시 엘리트 팀인 토론토를 괴롭혔다.

1·2차전을 사이좋게 나눠가졌지만 3·4차전에서 토론토의 방망이가 폭발하며 필리스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5차전 실링의 역투로 2-0 완봉승을 거두며 역습을 노렸고, 6차전 1-5로 뒤지다 7회 5득점을 하며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9회 1점을 지키기 위해 그해 43세이브를 거두었던 ‘와일드 씽’ 미치 윌리엄스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등장한 선수가 조 카터.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카터의 방망이는 힘있게 돌아갔고 타구는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는 역전 3점홈런으로 이어졌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두 번째 시리즈 끝내기 홈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카터가 16년간 396개의 홈런을 기록한 거포였다면 마제로스키는 17년간 통산타율 0.260에 한 시즌 홈런을 19개 이상 쳐본 적이 없는, 하지만 골드글러브를 8번 차지한 ‘글러브 맨’이었다. 2루수로 방망이가 안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멋진 수비였다.

하지만 야구의 신은 짓궂다. 의외의 인물이 누구도 잊지 못할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과연 2009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또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고 어떤 의외의 주인공을 탄생 시킬지 주목해보자.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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