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지 못한 ‘이브의 경고’

입력 2009-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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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2009-2010 NH 농협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GS칼텍스 이브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지난해 데라크루즈 공백 질문

“나는 나다” 단호히 비교 거부

통역 실수로 전달되지 못해


29일 여자배구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외국인 선수는 GS칼텍스가 새로 영입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이브(18·사진)였다. 191cm의 훤칠한 키와 빼어난 외모. 무엇보다 기자회견 내내 서글서글한 미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년 GS칼텍스에서 뛰며 정규리그 MVP까지 수상했던 데라크루즈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점을 돌이켜보면 이브와 데라크루즈가 비교 대상에 오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러나 본인은 정작 데라크루즈와 비교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발언이 마이크를 통해 울리지 못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과정은 이렇다. 이브는 이날 데라크루즈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한참 동안 답변을 했다. 둘은 도미니카대표로 한솥밥을 먹고 있어 서로를 잘 아는 사이. 그러나 한 단계 거친 통역의 말은 이상하리만치 짧았다. “데라크루즈의 MVP 수상을 일단 축하한다. 하지만 내 목표는 개인 타이틀이 아닌 팀 우승이다”는 단 한 마디. 사실 이브는 인터뷰 말미 “베티(데라크루즈 별명)는 베티고 나는 나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통역이 순간 당황해 이를 미처 취재진에 전달하지 못한 것.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인터뷰를 마친 이브는 예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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