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 MLB 수다] 방출의 시련…또 다른 기회로 삼아라

입력 2009-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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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찌됐든 살다보면 시련은 때때로 찾아온다. 문제는 그 어려움을 어떻게 참아내고 극복하느냐다. 그것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참아내고 극복할줄 아는 이가 참다운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같은 삶의 법칙은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밖에서는 꽤나 화려해 보이지만 MLB의 세계는 정말 냉정하다. 수시로 수많은 선수들이 방출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즌중에 방출되는 선수들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감독이나 구단 프런트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는 즉시 라커를 비워야 하고 클럽하우스에서 나와야 한다. 그 방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길어야 30분이 고작이다. 그렇다. 메이저리거에서 실업자로 변신하는 시간이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하루 전 전용기를 타고 특급호텔에 묵었을지라도 정작 방출되고 난 뒤엔 그 무거운 짐을 직접 들고 택시로 떠나곤 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럼 방출은 끝을 의미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로스터 25명 가운데 7명은 방출을 경험해본 선수들이다. 특히 선발로 뛰는 외야수들은 한번씩 방출 또는 재계약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제이슨 워스의 경우에도 부상에 시달리다 다저스에서 방출당했다. 셰인 빅토리노는 룰5 드래프트에서 뽑힌 후 두 번씩이나 소속팀의 버림을 받은 기록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서 우리는 스타와 히어로를 만난다. 그리고 그들에게 열광한다. 그렇다면 스타나 영웅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뼈저린 실패나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선수라면 스타와 영웅으로서의 자격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주는 감동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필리스의 방출 경험선수 7명 중에는 물론 박찬호도 포함돼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가 명예롭게 은퇴를 해야한다는 것이 많은 야구 전문가들과 주변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시선을 무시하고 어려운 과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런 결정에 따른 보상은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선 것이었다.

한국도, 미국도 많은 선수들이 방출되는 시기다. 어쩌면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두 번 다시 유니폼을 입지 못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출당했다고 끝은 아니다. 정규시즌 종료후 백차승이 방출됐다. 류제국은 시즌 시작도 전에 방출돼 무적선수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방출된후 한해를 쉰 김병현도 다시 운동을 시작해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냉정한 프로세계 MLB에서 박찬호와 같은 한국의 또다른 영웅을 만나보고 싶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o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twitter.com/danielkim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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