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심각 수준 아니다…액땜했다 생각”
대표팀이 유럽 전훈의 첫 번째 목적지인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가기 위해 경유지인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일 새벽(한국시간).허정무 감독은 곧바로 누군가와 급하게 통화를 하더니 다소 심각한 얼굴로 돌아왔다. 전화 상대는 다름 아닌 대표팀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 허 감독은 박주영에게 “대표팀에 오지 말고 소속 팀에서 재활에 전념하라”고 전달하고 오는 길이었다.
허 감독은 박주영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힘들 것 같다는 모나코 구단의 요청을 받고도 본인과 직접 통화를 해야겠다며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가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덴마크, 세르비아 평가전이 올 시즌 마지막 A매치인데다 출범 후 첫 유럽 팀과의 대결에 중심 공격수가 빠졌으니 전술 운용에 차질이 생긴 것은 당연지사. 더구나 박주영이 최근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터라 유럽 본토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관심이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차라리 ‘액땜했다’고 애써 위안을 삼는 모습. 허 감독은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그러나 근육을 다쳤으니 회복에 최소 3주는 걸린다. 이번에 다친 게 차라리 본선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허 감독의 표정은 마치 노랫말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를 연상케했다.
코펜하겐(덴마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