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첼시 고약하네”

입력 2009-1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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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시간변경 요청에 침묵
시작 2시간전에 통보해줘


첼시 텃세에 허정무호가 훈련 스케줄을 잡지 못해 오락가락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대표팀은 15일 밤(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도착해 이튿날 런던 근교 서리의 콥햄에 있는 첼시 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무려 25개 면의 축구장과 최첨단 시설이 한데 모여 있는 첼시 훈련장은 2000년 7월 건축 과정에서만 무려 2000만 파운드(386억원)의 거금이 들어간 첼시의 상징. 훈련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막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캐링턴 훈련장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이 자존심 강한 첼시 훈련장을 밟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풀럼의 훈련장 모츠퍼 파크에서 훈련이 예정돼 있다가 13일에야 첼시 훈련장으로 급하게 변경된 것부터 조짐이 안 좋았다. 풀럼과 달리 모든 것이 철저히 통제되는 첼시 훈련장으로 장소가 바뀌면서 시간대도 마음대로 쓸 수가 없었다.

허 감독은 영국에 도착한 뒤 “선수들이 덴마크에서 날씨가 안 좋아 매일 숙소에만 박혀 있었다”며 “당초 오후에 훈련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오전으로 바꿔서 선수들이 오후에는 좀 돌아다닐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표팀 사정으로 훈련시간이 바뀌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덴마크에서도 훈련시간 변경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첼시 측은 대표팀의 시간변경 요청에 하루 종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오전 9시 30분이 돼서야 오전 11시30분으로 변경을 허가한다는 연락을 줬다. 훈련 시작 2시간 전에 통보한 것.

답신이 없어 오후훈련을 예상했던 대표팀은 아침 식사 직후 부랴부랴 훈련 준비를 위해 부산을 떨어야 했다.

런던(영국) | 윤태석 기자 spor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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