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일낸다” “몰리나는 놀고있나”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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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 몰리나. 스포츠동아DB.

전북이 챔프! vs 성남이 축배!… 담당기자 토크배틀 2탄
김상식 성남서 왜 쫓겨났나

우린 라돈치치 돌아온다고!

맨유 코치도 관중석 올라가

V8 위업…대관식만 남았다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6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전북 담당 윤태석 기자와 성남 담당 남장현 기자가 토크배틀을 벌였다. 챔프 1차전 결과에 대해 두 기자는 2만원 내기를 걸었다. 남 기자도 전북이 이길 거라 봤는지 처음에는 내기를 거부했지만 비겨도 이긴 것으로 해주겠다는 윤 기자의 제안을 결국 수락했다. 1차전이 0-0으로 끝나면서 결과는 남 기자의 승.

○초보에 대한 논쟁

윤태석 기자(이하 윤) : 선배 돈 2만원 가져가니까 좋냐?

남장현 기자(이하 남) : 쩨쩨하게 왜 이러세요. 내기는 선배가 먼저 하자고 했어요. 최강희 감독은 1차전에서 승부를 걸겠다더니 큰 일 났네.

윤 : 담당기자도 감독 닮아가나? 참 말 많네. 원정 1차전 무승부면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야. 왜들 마치 전북이 진 것처럼 난리지? 여전히 유리한 건 전북이라고.

남 : 생각대로 CF 보셨어요? 모든 게 신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이네요. 전북 1군은 성남 1.5군과 상대하고도 무승부라니. 역시 성남이 명가긴 명가네.

윤 : 성남은 감독도 초보, 기자도 초보구만. 최 감독은 이렇게 말하더라. 결승전은 대학팀과 붙어도 결코 쉽지 않다고. 관록이 묻어나지 않니?

남 : 자꾸 초보 초보 하는데 최 감독은 초보 사령탑 때 성적이 어땠어요?

윤 : 엇. 그건….(잠시 침묵) 근데 지금 성적 이야기를 하는 거야? 최 감독은 아시아를 제패한 사령탑이야.

남 : 또 그 이야기에요? 벌써 3년이 지났어요. 포항이 이번에 우승하면서 전북은 잊혀진 팀이예요. 근데 올해 포항을 누른 게 누구더라?


○와신상담

윤 : 이동국과 김상식이 2차전에서는 일을 낼 거다. 김상식은 몰리나를 꽁꽁 묶고 이동국은 결승골로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할거야.

남 : 1차전 다음날 우리 신문 1면 봤어요? 이동국 무릎 꿇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던데. 이동국의 피날레 골은 종료직전 만회골이 될 것 같은데요.

윤 : 네 말은 성남이 전주에서 2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거냐? 도대체 누가? 성남은 챔피언십 4경기에서 고작 3골 넣었어.

남 : 지금까지와는 다르죠. 신 감독이 주력선수 다 빠진 1차전에서 맞불 놓는 거 보셨잖아요. 그리고 김상식이 몰리나를 막아? 김상식이 성남에서 왜 쫓겨났는지 잊었어요?

윤 : 김상식은 지금이 제2의 전성기거든. 올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를 다 뛰었어. 그나저나 이호는 복귀해도 파트너가 없어서 어쩌나. 김정우와 함께 있던 이호와 혼자 있는 이호는 다를걸?

남 : 이호 짝이 김정우 뿐인가요? 1차전 눈 감고 보셨어요? 전광진과 김철호의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었답니다.

윤 : 기대 이상은 무슨. 아쉬워서 쓰는 거지뭐.


○외국인 선수 대결

남 : 1차전 브라질리아 선발은 패착 아니었어요?

윤 : 제대로 알고나 말해라. 에닝요가 부상당하고 정상 훈련한 게 2주밖에 안됐어. 2차전을 위해 아껴둔 거야.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2골 31도움을 합작한 판타스틱4 위력을 기대하라구. 최태욱이 4월 성남 홈경기에서 해트트릭, 에닝요은 정규리그 성남전 2경기 연속 골 넣은 거 알지?

남 : 에닝요 2골은 다 PK였거든요. 몰리나도 챔피언십 들어 2골이에요. 정규리그에서도 12경기 출전해 8골 3도움이죠. 경기 당 공격포인트로 따지면 판타스틱4 못지않아요.

윤 : 라돈치치는 2차전에 나와? 라돈치치가 수비를 너무 안 해서 미드필더들이 힘들어 죽겠다던데. 1년 내내 이야기해도 안 들어먹는다고 불만이 많더라.

남 : 누가 그래요? 포항전 때 새로운 용병 센터백 등장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수비에 가담했어요.


○과연 매직인가

윤 : 신 감독의 말은 이해가 안 가. 1차전 때 벤치로 갔더니 경기가 한 눈에 안 들어온다고 했지? 그럼 지난 1년 동안 도대체 뭘 한 거야?

남 : 어디까지나 시야의 차이점을 말한 것뿐이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신 감독의 탁월함에 저는 놀랐답니다.

윤 : 2차전 때도 올라가겠네?

남 : 코칭스태프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있어야만 무전기 매직은 탄생되는 거랍니다. 맨유의 퍼거슨도 자주 코치를 올려 보내거든요.

윤 : 감독 퇴장은 지시를 하지 말라는 페널티를 주는 거야. 근데 관중석에서 보면서 지시를 해대니 제재의 의미가 없지.

남 : 감독들이 무전기로 지시하는 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그런 규정이 있는지 확인은 해 보셨어요?

윤 : 규정 이야기가 아니야. 대단치도 않은 걸 가지고 ‘매직’ ‘매직’ 외쳐대는 게 어이없어서 그래.


○명가재건 vs 첫 우승

남 : 성남의 목표는 V8입니다. 전북은 유니폼 가슴에 별도 하나 없죠?

윤 : 역사는 돌고 도는 거야. 15년 만에 첫 우승이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남 : 성남은 창단 4년 만인 89년에 우승했던데. 그리고 3연패를 두 번이나 차지했죠.

윤 : 내가 작년에 수원 담당으로 우승한 거 알지? 결승전 끝나고 펄펄 내리는 눈에 수원 선수단과 스태프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걸 보니 뭉클하더라. 이런 기분 느껴본 적 있어?

남 : 그랬던 수원이 올해 몇 위 했죠? 그리고 저도 포항 담당으로 올 시즌 두 번 우승했답니다. 고작 리그 우승 한 번 가지고 명함 내미는 거예요?


○마무리

윤 : 올 시즌 우리의 토크배틀도 이제 끝이네. 너의 시건방진 말대답 안 들어도 되니 속이 후련하다.

남 : 선배의 어처구니없는 독설에 우리 담당 구단 직원들이 혀를 내둘러요. 내년에 담당 바뀌면 몸조심 하세요.

전북 담당 윤태석 기자
성남 담당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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