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천하’, 15년만의 K리그 정복…첫키스는 달콤했다!

입력 2009-12-06 21: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명의 영웅, ‘완산벌 신화’ 빚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왼쪽)과 이동국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전북은 창단 1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에닝요·이동국 3골합작…전북, 성남 3-1 제압·상금 3억원…최강희 감독 사상 첫 K리그 우승
별을 달기 위해 무려 15년을 기다렸다. 그라운드에 흘린 땀과 눈물은 응어리가 졌고, 가슴엔 한이 맺혔다. 팬들의 함성도 긴 세월동안 울려 퍼졌지만, 우승이 담긴 메아리는 없었다. 하지만 기다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간절히 기도했던 답장이 마침내 도착했다. ‘K리그 우승.’ 전주 하늘에 찬란한 별이 솟았다. 전북 선수들의 가슴에도 별이 달렸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두가 얼싸 안은 채 흩뿌린 눈물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날 역대 최다 관중(3만6246명)을 기록한 전북 팬들도 뜨거운 감격을 함께 했다.

정규리그 1위인 전북 현대가 챔피언결정전마저 휩쓸며 한국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가운데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전북은 브라질 용병 에닝요의 2골과 이동국의 페널티킥 골을 묶어 김진용이 한골을 만회한 성남 일화를 3-1로 꺾고 대망의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3억원.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도 사상 처음으로 K리그 우승 감독이 됐다. 그동안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맛봤지만, K리그 정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의 우승은 최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과 풍부한 자원, 탄탄한 조직력, 그리고 구단의 과감한 지원으로 가능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이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성남은 역대 8번째 정상을 노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흘렸다. 준우승 상금 1억5000만원.

이변은 없었다. K리그에 내려온 전통대로 결론이 났다. 1998년 이후 K리그 챔피언결정전 중 1차전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했던 과거 2차례의 전통을 이어갔다.

전북은 정규리그 득점왕 이동국을 최전방에 세우고 좌우에 최태욱과 에닝요, 그리고 루이스를 플레이메이커로 두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출전정지 징계를 당했던 손승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차전에 중앙수비로 나섰던 주장 김상식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려 중원 싸움에도 만전을 기했다.

홈그라운드의 전북은 전반 21분 기선을 잡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크 정면에서 루이스가 얻은 프리킥을 에닝요가 오른발로 감아 차 골네트를 출렁였다. 성남 골키퍼 정성룡이 손도 못 댈 정도로 왼쪽 구석을 정확히 꿰뚫은 프리킥. 상대 역습을 적절히 막아낸 전북은 39분에는 그림 같은 작품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왼쪽으로 치고 들던 루이스가 가운데로 빼준 볼을 최태욱이 다시 오른쪽으로 살짝 밀어주자 에닝요가 득달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그물을 갈랐다. 두 번째 골로 전북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후반 27분 이동국이 페널티 지역으로 치고들 때 조병국이 반칙을 범했고, 이동국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3-0. 성남은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김진용이 만회골을 성공시켰지만,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주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