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프리카 팀을 상대할 맞춤형 전술은 어떤 것일까.
11일(현지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오후 훈련에서 선보인 스리백과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2선 침투가 허정무 감독이 구상하는 전술이다. 물론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전술이 나오겠지만, 1주일 동안의 훈련을 통해 드러난 것은 이 2가지다.
허 감독은 이날 자체 평가전에서 한 팀은 포백, 한 팀은 스리백을 두고 테스트를 했다. 11명씩 나눠 진행된 미니게임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조에는 하태균, 이승렬이 투톱을 맡고 스리백 수비라인에 김근환, 조용형, 김형일이 섰다. 또 다른 조에는 이동국, 김신욱이 최전방 공격수로, 최철순, 강민수, 이정수, 이규로가 포백을 형성했다. 허 감독은 월드컵 예선 기간에 간혹 스리백을 구사하긴 했지만 주류는 포백이 기본형태였다.
이런 변화에 대해 허 감독은 “아프리카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스리백은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잠비아전 참패 이후 아프리카 공격수들의 뛰어난 개인기를 적절히 막아낼 방안을 찾기 위한 테스트였던 것이다. 상대에 따라 언제든 수비라인에 변화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미리 보여주는 효과는 물론이고 그런 환경적인 변화에 대한 느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풀백자원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전지훈련 멤버 중 오범석과 최철순, 이규로 정도만 활용가능한 자원이다. 허 감독은 “스리백은 수비적이고 포백은 공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상대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선 침투를 통해 상대를 허문다는 작전도 갖고 있다.
수비 뒷 공간으로 단 한번의 패스로 찬스를 엮어내는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아프리카 팀들이 공통적으로 뒷 공간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월드컵에서 반드시 써 먹을 수 있는 전술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