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살리기’ 운동 새국면

입력 2010-01-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이정훈.스포츠동아DB

팬들 500만원 모금… 롯데 ‘당혹’
이정훈“마음만 받을게요”
화살 맞은 구단 안절부절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봉조정 결과 구단안(7200만원)으로 새해 연봉이 확정된 롯데 투수 이정훈(33·사진)을 둘러싼 파문이 2운드로 접어들었다. 롯데 팬들이 ‘이정훈 기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시작한 ‘800만원 모금’ 운동에 적잖은 돈이 모이면서 구단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내 팬 커뮤니티인 ‘갈매기마당’에는 휴일인 24일에도 관련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번 모금운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상당수 팬들은 이번 행동이 ‘KBO와 구단에 대한 항의 차원’임을 강조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4일 현재 500만원 가까운 돈이 모였다. 팬들은 이정훈이 돈을 받지 않는다면, 모금액을 유소년야구발전기금 등으로 내놓겠다는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훈은 “팬 여러분의 성원은 고맙지만…. 내가 어찌 그 돈을 받을 수 있겠느냐.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통해 구단에 폐를 끼친 것도 사실이고, 구단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 그는 뜻하지 않은 팬들의 모금운동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도 이번 일이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는 것에 적잖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가장 난처한 쪽은 역시 구단이다. 올해 연봉협상 과정에서 줄곧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롯데는 낭패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팬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이라면서 “이제 구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차분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이번 일이 더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