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김연경 무리수’

입력 2010-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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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스포츠동아 DB

日 임대 1년도 안돼 국내무대 복귀 추진
타구단 “용병 2명 뛰는 꼴” 반대 목소리
무리한 계약 파기 한일배구 신뢰 깰수도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일본 배구 JT마블러스에 임대한 김연경(22·사진)의 조기 복귀를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복수의 배구 관계자들은 24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올 시즌 V리그에서 뛰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자팀 사무국장들이 모여 22일 이와 관련한 논의를 했다.

국내 무대에서 뛰는 동안 꾸준히 해외 진출을 노렸던 김연경은 작년 5월 2년 임대 형태로 JT마블러스에 입단했다.

당시 흥국생명의 발표에 따르면, 김연경은 우선 1년간 임대된 뒤 1년을 추가 연장하는 방식으로 JT마블러스와 계약했다.

이에 대해 타 구단들은 전부 ‘조기복귀 반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JT마블러스가 (조기 복귀를) 허락하면 V리그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나머지 팀들은 “김연경이 돌아오면 흥국생명은 용병 2명이 뛰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각 구단 사무국장들이 자리한 1차 논의에선 ‘김연경이 복귀한다면 해당 시점부터 남은 경기의 25%만 뛰게 한다’는 개괄적인 합의안이 도출됐고, 2월 초 공식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론이 나온다.

현재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복귀 시점을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가 막을 올릴 3월 28일로 잡고 있다. 만약 1차 논의 결과에 따라 잔여 일정의 25%만 뛴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나 코트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김연경 개인으로는 우선 임대기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원 소속팀으로 유턴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게 된다. 주변 정황도 좋지 않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임대 조건으로 ‘JT마블러스가 일본 4강 플레이오프(4월 8일, 단판)에 오르지 못하면 조기 복귀가 가능하다’는 별도 옵션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간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JT마블러스는 김연경이 가세하며 개막 후 12연승,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김연경은 23일 덴소전에서 20득점을 기록, 3-0 완승을 이끌었고, 24일 NEC레드로켓츠전에선 30득점을 몰아쳤다.

PO행이 유력한 JT마블러스가 쉽게 김연경을 내줄 리 만무하다. 만일 계약을 중요시 여기는 일본의 관습에 따라 마블러스가 계약서대로 하자고 할 경우 망신만 당할 수 있다. 흥국생명이 무리해서 계약을 파기할 경우 한일 양국 배구계에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국제 배구계에서 한국 배구의 신뢰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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