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해 … 대포쇼 기대하시라” KIA 김상현(왼쪽)과 최희섭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의기투합했다. 40홈런 이상씩을 목표로 한 두 타자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도합 100홈런을 쳐낸다면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의 콤비네이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스포츠동아DB
“올해도 홈런왕·타점왕·KS 2연패”
의좋은 토스배팅…‘윈윈’의기투합
1월 1일 경북 포항 구룡포. 수천 명의 인파가 일출을 보기 위해 운집했다. 그 중에서도 한 눈에 이목을 끄는 두 사내가 있었다. 두 거구는 손을 꼭 잡고 동해 바다에 떠오르는 새 해 첫 일출을 응시하며 다짐했다. “우리 두 사람 중 한명은 꼭 홈런왕이 되자!”
KIA의 ‘CK포’ 최희섭과 김상현이 2010년 홈런왕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르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해. 큰 기대를 받고 국내에 복귀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맘고생이 컸던 최희섭과 만년 기대주로 ‘2군의 배리 본즈’로 불렸지만 9년간 1·2군을 오가며 음지에 머물었던 김상현.
학연도, 지연도 없었지만 한 눈에 서로의 불타는 열정을 느꼈고 단숨에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거침없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과는 지난해 둘이 합작해 69홈런, 227타점. 최희섭과 김상현은 KIA의 ‘CK포’란 닉네임을 얻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궜다.
고교 때부터 호남의 차세대 슬러거로 주목 받으며 메이저리그에서까지 차세대 홈런왕으로 꼽혔던 최희섭. 반대로 가까스로 프로에 입단했고, 수많은 2군 유망주 중 한 명으로 트레이드를 거쳐 마침내 잡은 기회를 빛낸 김상현. 걸어온 길이 달랐고 팀 내에서 차지했던 위치가 상이했지만 최희섭과 김상현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팀 타선의 중심으로 동반 폭발했다. 언뜻 보면 걸어온 길이 너무 달라 오히려 불화와 갈등이 있을까 걱정됐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군 ‘CK포’는 격 없이 하나가 됐다.
지난해는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올해 ‘CK포’가 함께 목표로 한 꿈은 더 크다. 함께 80홈런 이상, 200타점을 목표로 스프링캠프에서 1분 1초가 아깝지 않게 땀을 쏟고 있다.
4일 일본 미야자키 캠프. 최희섭과 김상현은 토스 배팅을 번갈아 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그리고 “둘이 함께 각각 40홈런 이상을 기록해서 홈런 1위, 타점 1위를 함께 하며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함께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시너지 효과까지 가미되면 합작 100홈런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최강의 듀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