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초조… 선수들 훈련 끝나면 방콕

입력 2010-02-13 09:33:3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잘 지내고 있죠?”

12일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서울시청)이 훈련을 마친 뒤 기자에게 대뜸 안부를 물었다. 16일 남자 500m 경기를 앞두고 긴장해 있을 선수의 입에서 나오기 힘든 말이었다.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경기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선수는 “선수들끼리 경기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겉으로는 태연해 보여도 긴장하거나 초조해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은 매일 일정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을 하고 싶다고 마음껏 할 수는 없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가 정한 공식훈련 시간에만 실전 훈련이 가능하다. 1, 2시간의 실전훈련 외에 선수들은 보통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물리치료를 받는다.

훈 련에 관계된 모든 활동을 하고도 남는 시간에 선수들은 대부분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은 숙소에 들어오면 자신의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얼굴을 보기도 힘들 정도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방에서 하는 일은 보통 독서와 웹서핑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한국체대)은 “방에서 침대에 누워 책을 보거나 가져온 컴퓨터를 꺼내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한다”고 말했다. 훈련시간에 집중적으로 빙판을 달리는 쇼트트랙 선수들도 방에서 두문불출하며 휴식을 취한다.

스노보드의 김호준(한국체대)은 “선수들이 예민해져 있는 때라서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밴 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