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예솔이’이자람을만나다] 전자 음악이 섞인 퓨전 판소리 통렬한 현실 비판 저절로 ‘얼쑤’

입력 2010-0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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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람이 만든 ‘사천가’란?
‘사천가’는 소리꾼 이자람의 모든 것이 담긴 ‘젊은 판소리’다. ‘사천가’는 흔히 우리가 판소리하면 떠올리는 무대와 전혀 다르다. 전통 판소리처럼 기본 사설을 토대로 하지만 덜렁 북 하나 놓고 부르는 기존과 달리 타악, 전자 베이스 등을 결합해 새로운 형식의 무대를 보여준다. 2007년 서울 정동극장에서 초연한 이래 매년 진화하고 있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내용은 우리 현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사천이란 도시에 있는 헌금에 눈 먼 신, 시주에 눈 먼 신, 체면에 눈 먼 신이 찾아와 착한 사람을 찾는다. 붕어빵 장수 왕씨가 사천의 천사 뚱녀 순덕이를 소개시켜 주면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착하게 살기는 하늘에 별따기. 아무리 노력한들 세살 살기 어려워요. 저는 너무 뚱뚱해서 취직하기도 어렵고요. 어디 알바라도 하고 싶지만 뚱뚱한 여자는 아르바이트도 힘들어요.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도 내 몸 뉘일 곳은 없어요. 착하게 잘 살고 싶지만 모든 게 그렇게 비싼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나요.”

한 대목만 들어봐도 이렇듯 ‘사천가’는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기존 판소리와 달리 현대를 사는 우리네 삶을 담고 있다. 듣다 보면 ‘얼∼쑤’가 절로 튀어 나오는 공감 100%%의 시원한 소리가 2시간 동안 쏟아진다. 이자람은 ‘사천가’에서 소리꾼, 작, 작창, 음악감독의 1인 4역을 맡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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