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배삼룡
바보연기 대부 ‘한국의 채플린’
배삼룡 씨는 한 시대를 풍미한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광대였다.
1926년 강원도 양구 출신인 배삼룡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13살 되던 해 큰 형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 광복 후 그는 귀국해 유랑 악극단 생활을 거쳐 1969년 MBC 코미디언으로 정식 데뷔했다. 구봉서 남철 남성남 이기동 등과 함께 MBC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와요’의 주요 연기자로 활약했다.
방송에서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개다리춤’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를 통해 ‘비실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1926년생 동갑인 구봉서 씨와는 1960∼80년대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이끈 콤비로 활약했다. 또한 특유의 바보 연기는 후배 희극인들의 필수적인 연기 지침서가 됐다. 그는 TV 외에 1966년 영화 ‘요절복통 007’을 비롯해 ‘운수대통’ ‘나의 인생 고백’ ‘형사 배삼룡’ ‘아리송해’ ‘마음약해서’ ‘철부지’ 등 수십 편의 영화 주인공으로도 활약했다.
80년대 들어서도 ‘부부만세’ ‘태평천하’ ‘웃는 세상 좋은 세상’ 등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했고, 2002년에는 악극 ‘그 시절 그 쑈를 아십니까’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1년 MBC 명예의 전당 코미디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3년 제10회 대한민국 연예예술대상 문화 훈장을 수여했다. 2009년 처음 열린 대한민국 희극인의 날에는 ‘자랑스러운 스승님상’에 선정됐으나 병환중이라 아들이 대리 수상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취재|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