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삼룡 타계…코미디계 큰 별이지다] “선생님은 영웅이십니다”

입력 2010-02-23 17: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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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 희극인 추모 물결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개그우먼 김미화가 조문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개그우먼 김미화가 조문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미화 “난 자주아뵙지 못한 불효자”
“화려하게 좀 더 잘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선생님은 천국에 가셨을 것 같다. 살아생전 마음으로 뿐, 이 말 못했는데 ‘선생님 사랑합니다. 제 마음의 영웅이었습니다’고 오늘에야 말씀드린다. 자주 찾아뵙지 못한 불효자다. 슬랩스틱 코미디가 쉬울 줄 알았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아무나 하는 건줄 알았는데, 해보니 쉽지 않았다. 이렇게 떠내보내야 하는구나.”


○구봉서 “하늘이 무너진 것 같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나도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열흘 쯤 더 치료를 받으면 괜찮아 질 것 같다. 내일쯤 빈소에 찾아가볼까 한다.”


○이상용 “국민에 웃음주는 배터리 같은 분”
“희극인들이 방송에서 터전을 잡을 수 있게 기초를 닦아주신 별이다. 오늘 그 별이 졌다. 무대에서 늘 비실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민들에게는 웃음을 주는 ‘배터리’같은 분이셨다. 그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국민을 웃기기 위해 자신의 몸을 태울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었다.”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임하룡이 조문을 하기 위해 식장을 들어서고 있다.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임하룡이 조문을 하기 위해 식장을 들어서고 있다.



○임하룡 “국민에 웃음 안겨준 바보”
“어려운 시기에 대국민적으로 기쁨을 안겨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TV속에는 바보였지만 자존심이 강했고, 희극인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코미디계의 큰 별을 잃은 것 같아 비통하지만 편한 곳으로 가셨기에 명복을 빈다.”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엄용수 희극인협회장이 조문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사망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엄용수 희극인협회장이 조문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엄용수 “배삼룡은 죽음의 위기도 코미디로 극복해”
엄용수 한국코미디협회장이 23일 타계한 선배 코미디언 배삼룡을 “죽음의 위기도 코미디로 극복하신 분”이라며 회상했다. 엄용수는 23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조문 후 기자와 만난 엄용수는 “애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년여 동안 문병을 올 때마다 늘 나를 또렷하게 쳐다봐 주셨다. 수양아들인 이정표가 선생님의 눈을 보며 ‘기분이 좋으시네요’ ‘가지 말라시네요’라며 기분을 대신 표현해줬다. 나를 쳐다봐주시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무대를 늘 갈망하며 병마와 싸우셨는데 끝내 돌아오지 못하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배삼룡의 코미디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주옥같았고 후배들에게 교과서가 됐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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