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배삼룡.
- 특별한 유언은 없었나.
“두달 전 의식이 있었을 때 ‘걱정마, 나 무대에 꼭 설 거야’라는 말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아버지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다. ”
- 오랜 친구인 구봉서 씨에게는 연락왔나.
“아버지의 유일한 친구 분이시다. 우느라 말을 제대로 못하셨다. 대성통곡을 하셨다. 아버지랑 ‘네가 먼저 (저세상으로)가냐? 내가 먼저 가냐’ 이야기하곤 하셨다. 아저씨도 몸이 많이 아프시다.”
- 평소 아버지는 어떤 성품이셨는지.
“늘 ‘나는 너희를 낳기만 했다. 너희 아버지이기 전에 무대의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 가족의 희생이 따라야 된다고 하셨다. 그 정도로 팬을 무척 보고 싶어했다. 누워서도 팬들 걱정뿐이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 서기를 갈망하셨다.”
- 자식의 입장에서 마음아팠던 일은.
“가족하고 보낼 시간이 거의 없는데, 한 달에 한번 스케줄을 비우고 놀이공원에 우리들을 데리고 갔다. 하지만 놀이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아버지를 팬들에게 빼앗겼다. 차라리 집에 있는 것이 쉬는 것인데, 그래도 아버지는 우리를 데리고 시간을 보내길 원하셨다.”
- 무대에 서고 싶었던 의지가 강했던 것 같은데.
“병원에 있으면서도 손을 들어 경례하거나 윙크하는 모습을 연습하고 우리에게도 한번 보라고 하셨다. 다시 무대에서 서고 싶다고, 쓰려져도 무대에서 쓰러지고 싶다고 하셨다. 실제로 아버지는 무대에서 쓰러졌다. 2006년 목동에서 공연하다가 쓰러진 뒤 2007년 입원하셨다.”
- 병원비 체납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많이 도와주신다. 자식된 도리로 평생 은혜를 갚을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그 분들을 기억하실 거다.”
- 지금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옆에 계신다면 ‘아버지, 정말 미안해’라고 말하고 싶다.(여기서 배동진 씨는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무대에 서고 싶어 하셨는데 못해드린 게 미안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취재|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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